2년전 오하이오주내 한 슈퍼마켓 주차장에서 절도 의심을 받던 임신한 흑인 여성 타키야 영(당시 21세)을 총격해 숨지게 한 경찰관이 살인 등 모든 혐의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21일 CBS 뉴스 보도에 따르면, 블렌던 타운십 경찰서 소속 코너 그럽 경관은 영을 사살한 혐의로 종신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었지만, 배심원단은 며칠간의 심의를 거쳐 지난 20일 만장일치 무죄 평결을 내렸다. 판사가 평결을 읽는 동안 법정은 숨죽인 듯 조용했다. 그럽은 표정 변화를 보이지 않은 반면, 영의 두 아들을 대신 키우고 있는 할머니는 오열하며 쓰러졌다. 그는 “말도 안 돼! 이건 옳지 않아!”라고 외쳤다.
사건은 2023년 8월 24일, 콜럼버스 외곽의 크로거 매장에서 영이 술을 훔쳤다는 신고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그럽과 에릭 모이니핸 경관은 주차된 영의 차량에 다가갔고 영은 창문을 조금 내린 채 항의했다. 바디캠 영상에는 두 경찰관이 그에게 욕설을 하며 차량에서 내리라고 명령하는 모습이 담겼다. 영상에서 영은 “당신들, 나를 쏠 건가요?”라고 물었다. 곧이어 영은 방향지시등을 켜고 차량을 천천히 움직였고 그럽은 차량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가슴을 향해 한 발을 발사했다. 차량은 건물에 부딪혀 멈췄고 경찰관들은 운전석 창문을 깨고 구조를 시도했지만 영과 뱃속의 딸은 병원에서 사망 판정을 받았다. 배심원단은 2주간의 재판 동안 바디캠 영상과 전문가 증언을 검토했다. 모이니핸 경사도 증언했지만 그럽은 법정에서 직접 증언하지 않고 오하이오주 수사국 요원이 읽은 서면 진술만 제출했다. 그럽은 진술에서 자신이 “주차장 다른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차량 앞에 섰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이 명령에 불응하자 총을 꺼냈으며 차량이 움직이면서 자신의 다리와 정강이를 치고 몸을 떠밀어
올리기 시작해 발사했다고 말했다.
프랭클린 카운티 법원의 데이비드 영 판사는 태아 사망과 관련된 10개 혐의 중 4개를 기각했다. 검찰이 그럽이 영의 임신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영 가족 변호인 숀 월튼은 이번 결과를 “미국의 비극”이라고 규정하며, 미국 사법체계의 불평등을 비판했다. 영의 유족은 앞서 타운 정부와 경찰서장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한 상태로, 이번 판결과 무관하게 법적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연방 소송에서는 그럽이 적절한 교육과 감독 없이 배치됐고, “상황을 무모하게 고조시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럽 경관의 변호인 마크 콜린스는 평결 직후 그럽이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그는 재판 기간 법원 앞에서 이어진 시위를 비판하며 그럽이 처음부터 중범죄 살인 혐의로 기소돼서는 안 됐다고 주장했다. 콜린스는 “그는 평생 이 일을 안고 살아야 한다”며 “당신들은 그의 직접 발언을 듣지 못했지만, 그는 근무 중 누군가의 생명을 앗아갔다는 사실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