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올겨울 또 한 차례 거센 독감 시즌을 맞이할 수 있다는 초기 분석이 나왔다고 공영라디오방송(NPR)이 19일 보도했다.
멤피스 세인트주드 아동연구병원에서 독감을 연구하는 리처드 웨비 박사는 “올해는 독감이 크게 유행할 조짐이 있다”며 “이번 독감 시즌은 예년보다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첫 번째 단서는 남반구 겨울철 독감 유행 양상이다. 남반구의 독감 활동은 북반구의 겨울철 독감 유행을 가늠하는 지표가 된다. 웨비 박사는 “남반구 여러 지역에서 상당히 높은 독감 활동이 나타났다”며 “독감 시즌의 ‘꼬리’가 예년보다 길게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현재 영국 등 북반구 일부 지역에서도 독감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이는 곧 미국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단서는 북반구에서 우세한 독감 바이러스 유형이다. 연방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독감 추적 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북반구에서는 H3N2형 독감 바이러스가 우세종이다. 웨비 박사는 “H3N2 바이러스는 비교적 문제가 많은 유형”이라며 “H3N2가 우세한 시즌에는 독감 활동이 더 활발하고 중증 환자도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H3N2가 우세했던 마지막 큰 독감 시즌은 2016~2017년이었다. 더욱이 최근 변이를 거친 새로운 H3N2 변종이 미국에서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상황이다.
존스홉킨스대 역학자 케이틀린 리버스는 “최근 약간의 돌연변이를 거친 새로운 독감 변종이 확산하고 있다”며 “이 변종은 인체의 기존 면역이나 백신이 인식하기 어렵게 변해 방어망을 일부 우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독감 백신이 “새 변종이 나타나지 않았다면 더 잘 맞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리버스에 따르면 영국의 자료는 백신이 여전히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에서는 독감 백신이 어린이 입원 예방 효과 70~75%, 성인 입원 예방 효과 30~40%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아직 독감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서둘러 접종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리버스는 “현재 독감 활동은 낮지만 증가 추세다. 예년처럼 연휴 기간을 정점으로 치솟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지금 맞는 것이 가장 좋다”며 “독감 시즌이 이미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독감 백신은 접종 후 면역이 형성되는데 약 2주가 걸린다. 특히 추수감사절 즈음 독감에 걸리거나 전파하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빠른 접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1만2,000명에서 5만2,000명이 독감으로 사망한다.
리버스는 “올해 독감 백신과 연례 코로나 백신 접종률이 예년보다 낮아질까 우려된다”며, 일부 연방 보건 당국자들이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인지 의문을 제기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 데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것은 명확하다”며 “중증 질환을 예방하는 데 매우 중요하므로 올해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방보건복지부(HHS)는 NPR에 보낸 성명에서 “올 시즌 어떤 바이러스가 어떤 비율로 확산할지, 백신이 얼마나 효과적일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밝혔다. 이어 “백신 접종 여부는 개인의 선택이며 접종의 위험과 이점에 대해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