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소재 한 데이케어센터에서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교사를 강제로 끌어내 체포하는 장면이 공개되면서 지역사회가 강한 분노에 휩싸였다고 ABC 뉴스가 6일 보도했다.
민주당 소속 일리노이 연방하원의원인 마이크 퀴글리는 지난 5일 기자회견을 갖고, “연방이민단속 요원들이 영장 없이 데이케어센터 안으로 들어와 교사를 ‘어린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납치’했다”고 비판했다. 해당 사건은 시카고시 북부에 위치한 스페인어 몰입형 데이케어센터 ‘Rayito de Sol’에서 발생했다. 현장 영상을 보면, 한 여성이 스페인어로 “나 서류(합법 체류 허가)가 있다”고 항의하는 장면이 나온다.
퀴글리 의원은 “그 교사는 합법적 근로허가를 소지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는 “어떤 부모도 아이에게 ‘왜 선생님이 무장한 요원들에게 끌려갔는지’ 설명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서는 안된다”며 “아이를 가르치러 출근하는 일이 체포 위험으로 이어지는 사회는 있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 연방국토안보부(DHS)는 체포된 교사가 콜롬비아 출신 다이애나 파트리시아 산티야나 갈레아노라고 밝혔으며 그녀의 근로허가가 “미국내 합법 체류 자격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번 체포는 시카고 지역내 이민단속 요원의 과잉 대응을 둘러싼 연방 법원 심리와 맞물려 일어났다. 5일 열린청문회에서 연방지방법원 사라 엘리스 판사는 이전에 내린 이민단속 요원의 물리력 사용 제한 명령을 연장했다. 엘리스 판사는 “피고(정부측)의 주장은 신뢰하기 어렵다. CBP(국경세관단속국)와 ICE의 행태는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정부가 헌법을 준수하라는 명령이 어떻게 해롭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DHS는 성명을 통해 “이는 활동가 판사의 극단적 조치로, 법 집행관들의 생명과 생계를 위태롭게 한다”며 반발했다. DHS는 “폭도, 갱단, 테러리스트들이 연방요원에게 총격을 가하고 돌과 병, 폭죽을 던지며 차량을 파손했다. 그럼에도 우리 요원들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으며 이번 결정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델리아 라미레즈 연방하원의원(민주당/일리노이)은 “사건 발생 직후 현장으로 달려갔다. 교사들 중에는 임신부가 있었고 한 교사는 아이와 함께 숨어야 했다”고 전했다. 그녀는 “이것이 바로 크리스티 노엄 DHS 장관 체제의 ‘공포 기관’이 보여준 폭력이다. 오늘 일은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비인도적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리샤 맥러플린 DHS 차관보는 ICE가 어린이집을 ‘표적 단속’한 것이 아니라, “불법체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차량 검문” 중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그녀는 “요원들이 사이렌과 비상등을 켜고 차량 정지를 시도했지만 남성 운전자가 멈추지 않아 추격전이 벌어졌다”며 “차량은 샤핑몰 주차장으로 돌진한 뒤, 남녀 두 사람이 어린이집으로 달아나 문을 걸어 잠그려 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들이 위험에 처했다”고 밝혔다. 또한 “여성은 데이케어센터 내부가 아닌 출입구(현관홀)에서 체포됐으며 신원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차량은 해당 여성 명의로 등록돼 있었지만, 그녀는 “운전자를 모르는 사람이며 버스정류장에서 태웠을 뿐”이라고 진술했다. DHS는 남성 동승자의 신원 및 범죄 여부를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라미레즈 의원은 DHS의 주장을 반박하며 “요원들은 단 한 사람만 쫓은 게 아니라 여러 교실로 들어가 교사들을 찾으며 아이들 앞에서 돌아다녔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 기관은 이미 통제 불능 상태이며 얼굴만 가리면 무슨 일이든 해도 된다고 믿는 조직이 됐다”고 비판했다.
한편, 데이케어센터의 학부모인 마리아 구즈만은 DHS의 행동을 “국내 테러(domestic terrorism)”라고 규탄했다. 그녀는 “이것은 우리와 아이들의 권리를 침해한 행위이자 교사들이 아이들을 돌볼 권리를 짓밟은 일이다. 그들은 우리 공동체와 문화, 그리고 이 문화를 자랑스러워하는 아이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고 꼬집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