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김선엽 기자] 범죄 피해자용 U비자 신청이 접수됐다는 이유만으로 이민법원이 추방재판을 미뤄주던 관행이 사라졌다. 이민항소위원회(BIA)가 10월 16일 결정에서 2012년 이후 이어진 추정 규정을 폐지하면서, 재판이 비자 심사보다 먼저 끝나 추방 명령이 나올 수 있게 됐다.
이민항소위원회는 지난달 16일 ‘매터 오브 L. 라미레스(Matter of L. Ramirez, 30 I&N Dec. 157)’ 결정에서, U비자 신청인의 재판 연기 요청에 유리하게 작용하던 추정 규정을 없앴다. 2012년 ‘매터 오브 산체스 소사(Matter of Sanchez Sosa)’ 결정 이후에는 겉보기에 승인 가능성이 있는 U비자 신청이 있으면 이민 판사가 합리적인 기간만큼 재판을 미루는 것이 원칙에 가까웠다. 이제 그 추정은 사라졌고, 신청인이 ‘정당한 사유(good cause)’를 직접 입증해야 한다.
판사는 이제 2018년 법무장관 결정(‘매터 오브 L-A-B-R-‘)의 형량 기준을 적용한다. 해당 이민 혜택을 받을 가능성과 그 혜택이 추방 사건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를 주로 보고, 신청인의 성실성, 정부의 입장, 요청한 연기 기간, 사건의 진행 경과 등도 함께 따진다. 항소위원회는 비자 발급까지의 대기 기간이 너무 멀면 정당한 사유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못 박았다. U비자는 연간 발급 상한이 있고 신청이 몰려 있어, 자격이 되더라도 비자를 받기까지 수년, 심지어 수십 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에서도 항소위원회는 핵심 요소가 신청인에게 유리하다고 보면서도, 기한 없는 추가 연기를 거부한 판사의 결정을 유지하고 항소를 기각했다. 그 결과 추방재판은 U비자 심사가 끝나기 전에 종결되고 추방 명령이 내려질 수 있다.
별도로 이민국(USCIS)이 내주는 ‘진정성 인정(bona fide determination)’에 따른 취업허가증과 재량에 의한 추방 유예는 재판 연기와는 다른 제도이며, 신청만으로 자동 부여되는 것이 아니다. U비자는 범죄 피해자로서 수사·기소에 협조한 사람에게 주는 비이민 체류 자격으로, 신청은 이민국에 내지만 추방재판 중에는 판사에게 별도로 연기를 요청해야 한다.
추방재판이 진행 중인 U비자 신청인은 신청서만 믿고 재판을 미룰 수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되며, 심리나 마감일이 다가오기 전에 이민 전문 변호사와 상담해 자신의 사건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