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대형 창고형 할인점 코스트코가 연방정부로부터 돌려받은 관세 환급금을 상품 가격 인하에 쓰고 있다고 밝혔다. 연말 쇼핑 시즌을 앞두고 장바구니 물가에 민감한 회원들의 관심이 쏠린다.
코스트코는 지난 24일 2026 회계연도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이번 분기에 환급금 1억 8,400만 달러를 받았다고 공개했다. 이 가운데 1억 7,400만 달러는 관세 환급금이고 1,000만 달러는 이자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긴급관세를 위법으로 판단한 뒤, 수입업체들이 이미 낸 관세를 돌려받기 시작한 데 따른 것이다.
론 바크리스 최고경영자(CEO)는 컨퍼런스콜에서 환급금 일부를 활용해 분기 후반에 농산물, 육류, 음료, 가구, 철물 등의 가격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개리 밀러칩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커클랜드 시그니처 호두와 콜롬비아산 원두커피, 페이셜 타월, 굵은 후추 등을 인하 사례로 들었다.
회사는 앞으로도 같은 방침을 이어갈 계획이다. 밀러칩 CFO는 앞으로 받을 추가 환급금의 대부분도 회원 가치를 높이는 데 쓰겠다고 했다. 이번에 받은 금액은 예상 총액의 3분의 1을 조금 넘는 수준이며, 총환급액은 5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체감은 제한적일 수도
다만 모든 품목의 가격이 일괄적으로 내려가는 것은 아니다. UBS의 한 애널리스트는 코스트코가 약 1억 달러를 가격 인하에 투입했다고 언급했다. 회사 역시 인하는 선별된 품목 위주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물가 환경도 녹록지 않다. 코스트코는 4분기 전체 물가 상승률이 한 자릿수 초반대였지만, 메모리 반도체 가격과 석유화학 제품 영향으로 비식품 물가는 올랐다고 밝혔다. 소고기처럼 여전히 오름세가 이어지는 품목도 있다. 반면 계란과 유제품 등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환급금이 개별 소비자에게 직접 돌아가는 것도 아니다. 월마트, 타깃, 코스트코 등은 수표 지급 대신 낮은 가격이나 더 나은 가치로 간접 환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과거에 관세 부담이 있던 상품을 산 소비자가 그 금액을 그대로 돌려받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한다.
업계 전반으로 확산
이런 움직임은 코스트코만의 일이 아니다. 월마트는 29억 달러의 환급금을 가격 인하 재원으로 쓰겠다고 밝혔고, 타깃은 9억 9,400만 달러를 가격 유지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월마트는 1만 1,000개 넘는 품목의 가격을 내렸다고 밝혔다. 반면 일부 대형 유통업체는 소비자 가격 인하를 약속하지 않고 환급금을 이익 개선에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급금의 향방은 업체별로 엇갈리고 있다.
연말 시즌 앞두고 ‘가격 경쟁’ 주목
코스트코는 연말 상품 구색에도 자신감을 보였다. 바크리스 CEO는 관세로 인한 상품 구색 혼선이 1·2분기에 가장 컸고 이후 줄었으며, 지금은 연말 라인업에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연말 선물 품목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가격 인하가 이뤄지는지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실적은 견조했다. 4분기 비교매장 매출은 9.4% 증가했고, 회원은 1억 5,040만 명, 갱신율은 89.8%를 기록했다. 다만 회원권 수입 증가세가 3분기 연속 둔화된 점은 투자자들의 관심 사항으로 꼽힌다.
유통업계에서는 환급금이 실제로 얼마나, 어떤 품목에서 가격 인하로 이어지는지가 연말 쇼핑 시즌 소비자 신뢰를 좌우할 것으로 본다. 코스트코 회원이라면 자주 사는 식품과 커클랜드 시그니처 제품의 가격표를 눈여겨볼 만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