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신규 H-1B(전문직 취업) 비자에 부과해 온 10만 달러 수수료가 30일(현지시간) 연방법원에서 다시 막혔다. 지난 6월 보스턴에 이어 두 번째다.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지법의 헤이우드 길리엄 판사는 이날 이민서비스국(USCIS)과 국무부가 수수료를 시행하기 전에 필요한 규칙제정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노동조합, 기업, 비영리단체 연합이 지난해 10월 낸 소송에서, 본안 판결 때까지 시행을 금지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수수료는 지난해 9월 트럼프 대통령의 포고문으로 도입됐다. 종전에 2천~5천 달러 수준이던 H-1B 관련 수수료를 크게 끌어올린 조치다. 행정부는 기업들이 H-1B를 악용해 값싼 외국인 노동력으로 미국인을 대체해 왔다고 주장한다.
소송은 여러 건이 동시에 진행되고, 결과도 엇갈려 왔다. 지난해 12월 워싱턴DC 연방지법은 상공회의소 등이 낸 소송에서 수수료가 대통령 권한 범위에 속한다고 판단했다. 반면 올해 6월 보스턴의 레오 소로킨 판사는 20개 주가 낸 소송에서 의회의 위임 없이 H-1B 청구서에 세금을 부과한 것이라며 정책을 무효화했다. 지난달 24일 제1순회항소법원은 정부의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상공회의소 사건은 DC 항소법원에서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법원의 제동에도 행정부는 물러서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8일 포고문의 효력을 2027년 9월 21일까지 1년 연장했다. 상공회의소는 이를 두고 법원의 구제가 더욱 필요해졌다는 의견서를 DC 항소법원에 냈다.
국토안보부(DHS)는 별도로 정식 규칙 제정에도 나섰다. 지난달 25일 공고한 규칙안은 H-1B 정원 적용 청구서에 10만 3,265달러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DHS는 이 수수료로 연간 약 88억 달러의 수입을 거둘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의견 수렴은 지난 24일 끝났고, 최종 규칙이 나오기 전까지는 납부 의무가 없다. 다만 현행 수수료 소송과는 쟁점이 달라, 확정되면 새로운 법적 다툼이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고용주들에게 상황을 계속 주시하라고 조언한다. 정부가 항소하거나 긴급 구제를 요청할 수 있어서, 수수료가 언제 다시 살아날지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길리엄 판사의 결정이 어느 범위까지 적용되는지, 정부가 어떻게 대응할지가 앞으로의 관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