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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려다 시력 잃었다”…오젬픽·위고비 상대 소송 확산

NAION 진단 환자들, 노보 노디스크·일라이릴리에 무더기 소송…인과관계는 여전히 '안갯속'

K Voice Today by K Voice Today
2026년 09월 22일
in Atlanta, Latest News, 내셔널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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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 빼려다 시력 잃었다”…오젬픽·위고비 상대 소송 확산

[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비만·당뇨병 치료제로 널리 쓰이는 오젬픽과 위고비를 맞은 뒤 갑자기 시력을 잃었다고 주장하는 미국 환자들이 늘면서, 제조사인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를 상대로 한 소송이 뉴저지주에서만 90건을 넘어섰다.

환자들은 이들 약물이 시신경 혈류 장애로 실명을 유발하는 ‘비동맥염성 전방 허혈성 시신경병증(NAION)’의 원인이라고 주장하지만, 약물과 시력 상실 간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경고 문구조차 아직 추가하지 않은 반면, 유럽에서는 이미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공식 인정해 대응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비만·당뇨병 치료제 오젬픽·위고비·젭바운드 등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약물을 복용한 뒤 이 같은 갑작스러운 시력 상실을 겪었다고 주장하는 미국 환자들의 소송이 빠르게 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GLP-1 계열 약물을 투약한 뒤 발생한 NAION을 이유로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이 진행 중이다. NAION은 시신경으로 가는 혈류가 줄면서 갑작스럽게 시력을 잃는 질환으로, 손상된 시력이 영구적으로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소송 규모 빠르게 확대

한 개인 상해 전문 로펌은 2025년 이후 뉴저지주 법원에 오젬픽이나 위고비를 투약하다 NAION이 발생한 환자들을 대신해 노보 노디스크를 상대로 90건이 넘는 소송을 냈다. 필라델피아 연방법원에도 GLP-1 치료제가 NAION을 유발했으며 회사들이 관련 위험을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취지의 소송이 별도로 제기돼 있다.

미국 현지 소송 정보 사이트들을 보면 소송 규모는 이보다 더 크다. 뉴저지주에서는 관련 소송들이 버건 카운티 법원의 다주(多州) 소송(MCL)으로 통합 지정돼 공동 심리가 진행되고 있으며, 연방 차원에서도 2025년 말 펜실베이니아 동부지법에 별도의 다지역소송(MDL, 사건번호 MDL-3163)이 만들어져 관련 사건들을 한데 모으고 있다. 이 재판부는 올해 6월 GLP-1 계열 약물과 NAION 간 연관성을 둘러싼 과학적 쟁점을 집중적으로 다루는 이른바 ‘사이언스 데이’ 심리를 열었으며, 이후에도 계류 중인 사건 수가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정확한 누적 소송 건수는 집계 시점과 발표 주체(법무법인)에 따라 수십 건에서 수천 건까지 차이가 크게 나타나, 절대적 수치보다는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로 이해하는 것이 정확하다.

인과관계 아직 불명확…연구 결과도 제각각

다만 GLP-1 치료제와 NAION의 인과관계는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연구에서는 오젬픽·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 복용자의 NAION 발생 위험이 비교군보다 2~8배 높다는 결과가 나온 반면, 위험 증가가 크지 않다고 보는 연구도 있어 결과가 엇갈린다. 한 연구에서는 세마글루타이드 복용 시 NAION 발생 위험이 복용하지 않은 비교군보다 약 2배 높아질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위험이 2배가 되더라도 절대적인 발생률은 낮아 평균적으로 복용자 1만명당 약 2명 정도가 NAION에 걸릴 것으로 추산됐다. 반면 하버드 매스아이앤이어(Mass Eye and Ear) 연구팀의 2024년 연구를 비롯한 일부 연구는 위험이 4~7배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봤고, 최근에는 같은 성분이라도 고용량인 위고비가 상대적으로 저용량인 오젬픽보다 위험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왔다.

규제당국 대응은 국가별로 엇갈려

미 식품의약국(FDA)은 2024년 말 GLP-1 치료제와 NAION 간 연관 가능성을 처음 확인한 뒤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나, 아직 관련 경고 문구를 제품 라벨에 추가하지 않았다. 이는 원고 측이 ‘제조사가 위험을 충분히 경고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핵심 근거가 되고 있다.

반면 유럽의약품청(EMA)은 지난해 오젬픽과 위고비의 주성분인 세마글루타이드가 드물게 NAION을 일으킬 수 있다고 판단해 ‘매우 드문’ 부작용으로 제품 정보에 추가하도록 권고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지난해 세마글루타이드 계열 약물이 드물게 NAION을 유발할 수 있다며, 시력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경우 즉시 병원을 찾도록 권고한 바 있다. 영국·일본·호주 등에서도 관련 경고나 정보가 부착되었으며, 덴마크에서는 오젬픽이나 위고비 투여 후 NAION을 겪은 환자들에게 보상금이 지급되기도 했다. 다만 같은 GLP-1 계열이라도 성분이 다른 젭바운드(티르제파타이드)는 유럽 경고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미국검안협회는 2025년부터 GLP-1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에게 시신경 상태를 확인하기 위한 안과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제약사는 “증거 불충분” 반박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릴리는 약물이 NAION을 유발한다는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소송에 맞서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소송에 적극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Tags: #오젬픽 #위고비 #젭바운드 #GLP1 #세마글루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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