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정치적 폭력이 늘고 있다는 인식이 압도적으로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초당파 싱크탱크이자 여론조사 기관인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가 지난 23일 발표한 새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5%가 최근 미국 사회에서 정치적 동기에 따른 폭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답했다. 공화당 성향 응답자의 86%, 민주당 성향 응답자의 85%가 각각 답해 양당 지지층 모두 같은 인식을 보였다.
그러나 ‘극단주의가 어디에서 더 큰 문제인가’라는 질문에서는 뚜렷한 당파적 차이가 나타났다. 공화당 응답자의 77%는 “좌익 극단주의(left-wing extremism)가 심각한 문제”라고 답한 반면, “우익 극단주의(right-wing extremism)가 문제”라고 답한 비율은 27%에 불과했다.
반면, 민주당 응답자의 경우 76%가 “우익 극단주의가 주요 문제”라고 답했고, “좌익 극단주의가 문제”라고 본 비율은 32%였다. 정치적 성향이 뚜렷하지 않은 사람들의 극단주의에 대해서는 공화당 응답자의 49%, 민주당 응답자의 47%가 “심각한 문제”라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최근 잇따른 정치 관련 폭력 사건과 공직자 대상 위협이 이어지는 가운데 실시됐다. 지난달에는 보수 성향 운동가 찰리 커크(Charlie Kirk)가 유타주 행사 도중 총격으로 사망했다. 2024년 대선 기간 중에는 트럼프 후보를 겨냥한 암살 시도가 두 차례 있었으며 4월에는 민주당 소속 조시 샤피로(Josh Shapiro) 펜실베니아 주지사의 관저에 방화 사건이 발생했다. 6월에는 미네소타 주하원의원 멜리사 호트먼(Melissa Hortman/민주당)과 남편이 자택에서 총격으로 숨졌다.
응답자들은 정치 폭력이 늘어난 원인으로 여러 요인을 꼽았다. 민주당 응답자의 28%는 트럼프 대통령, 공화당 의원들 또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의 언행을 지목했다. 반면, 공화당 응답자의 16%는 민주당 정치인이나 진보 진영의 언행을 문제로 꼽았다. 이밖에도 정치적 양극화(11%), 서로 다른 가치와 관점을 가진 사람들에 대한 이해 부족(10%), 폭력의 일상화(9%), 소셜미디어(6%), TV 등 기존 언론(6%)이 폭력 확산의 요인으로 언급됐다.
이달 초에 실시된 다른 여론조사에서는 미국인 30%가 “국가를 바로잡기 위해 어느 정도 폭력은 정당화될 수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11%가 “정치적 폭력이 때로는 정당하다”고 했고, 79%가 “현재 미국은 정치적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고 답했다. 퓨리서치센터는 이번 조사를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온라인과 전화 인터뷰를 통해 미전국의 성인 3,445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