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김선엽 기자] 텍사스 최대 의료 네트워크 중 하나인 메모리얼 허먼 헬스 시스템(Memorial Hermann Health System)이 블루크로스 블루쉴드 오브 텍사스(BCBSTX)와의 계약 갱신에 실패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수만 명에 달하는 휴스턴 지역 환자들의 의료 이용에 막대한 차질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양측은 지난 8개월간 수가 인상 및 계약 조건을 두고 협상을 이어왔으나, 최종 시한인 3월 31일까지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번 결정으로 메모리얼 허먼 산하 14개 병원과 수많은 클리닉, 제휴 의료진이 BCBSTX의 상업용 보험(Commercial) 및 블루 어드밴티지 마켓플레이스(Blue Advantage Marketplace) 플랜의 네트워크에서 공식적으로 제외됐다.
이미 지난 1월 Medicare Advantage 계약이 종료된 데 이어 이번 상업 보험 계약까지 결렬되면서, 해당 보험 가입자들은 메모리얼 허먼 이용 시 기존보다 훨씬 높은 본인 부담금을 지불하거나 진료 병원을 변경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메모리얼 허먼 측은 성명을 통해 “보험사가 의료 현장의 재정적 현실을 무시한 채 비현실적인 요구를 하며 협상을 지연시켰다”고 비판했다. 병원 측은 비영리 의료기관으로서 지역 사회에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정당한 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반면 BCBSTX 측은 이번 조치가 가입자들의 과도한 의료비 부담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반박했다. 보험사는 병원 측의 수가 인상 요구가 수용 가능한 범위를 넘어섰다며, 고객들에게 대체 의료기관을 안내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진료 중단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진료 연속성(Continuity of Care)’ 제도가 시행된다. 임산부, 장애 치료 환자, 중증 및 생명 위협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 등은 별도의 신청을 통해 일정 기간 기존처럼 인네트워크 혜택을 받으며 진료를 지속할 수 있다.
또한 텍사스 A&M 대학교 시스템 등 일부 단체 가입자의 경우, 별도 협약을 통해 오는 4월 30일까지 한시적으로 네트워크 지위가 유지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개별 기관 간의 갈등을 넘어 텍사스 의료 시장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최근 텍사스 내에서는 베일러 스콧 앤 화이트(Baylor Scott & White), 헨드릭 헬스(Hendrick Health) 등 대형 병원 체인들이 보험사와 잇따라 계약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의료 비용 상승과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 병원과 보험사 간의 주도권 싸움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