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Pennsylvania — 미국에서 술을 합법적으로 마실 수 있는 최소 연령은 21세이지만, 최근 일부 지역의 바(Bar)들이 이 기준을 넘어 출입 연령을 25세 이상으로 제한하는 이례적인 조치를 잇따라 도입하면서 논란과 관심이 동시에 커지고 있다.
필라델피아 센터시티의 대표적 다이브 바인 Dirty Franks는 최근 최소 입장 연령을 25세로 상향했다. 업소 측은 그 배경으로 정교한 위조 신분증(fake ID)의 급증과 함께, 젊은 연령대 손님들로 인한 무질서·소란·규칙 위반 행위 증가를 들었다.
Dirty Franks의 소유주 조디 스웨이처는 “문제는 단순히 나이가 아니라 행동이었다”며 “술집 문화를 이해하지 못하고, 외부 술 반입이나 실내 흡연, 소란을 일삼는 사례가 반복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스캐너로는 판별이 어려운 고급 위조 신분증이 늘어난 점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이 조치 이후 업소 내부 분위기가 한층 차분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21~24세 합법적 음주 가능 연령대 고객들 사이에서는 ‘과도한 제한’이라는 반발도 이어지고 있다. 일부 젊은 고객은 “실제 문제를 일으킨 적이 없음에도 일괄적으로 배제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결정은 필라델피아만의 사례는 아니다.
텍사스 휴스턴의 한 스포츠 바는 최근 “성숙한 고객층과 안정적인 운영 환경 조성”을 이유로 입장 연령을 25세로 상향한다고 발표했다. 이 역시 법적 강제가 아닌 업소 자율 정책으로 시행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례들이 법 개정이 아닌, 개별 업소 차원의 운영 전략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고 분석한다. 미국의 연방 법률은 음주 가능 연령을 21세로 고정하고 있지만, 사적 사업체가 출입 기준을 더 엄격하게 설정하는 것은 대부분의 주에서 허용되고 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요인을 핵심 배경으로 꼽는다.
첫째, 위조 신분증 기술의 고도화다. 단순 육안 검사나 기존 스캐너를 통과하는 가짜 ID가 늘면서, 업소 입장에서는 법적 책임과 면허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연령 기준 자체를 높이는 ‘선제적 방어’ 전략을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안전과 질서 유지 문제다. 일부 업소들은 젊은 층의 대규모 유입이 소음 민원, 경찰 출동, 지역 커뮤니티와의 갈등으로 이어질 경우 장기적으로 영업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셋째, 고객층 타깃화 및 브랜드 전략이다. 특정 연령대 이상을 핵심 고객으로 설정해 “조용하고 성숙한 공간”이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마케팅적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미국 전역에서 법적으로 음주 연령이 상향될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매우 낮다고 입을 모은다. 21세 기준은 연방 차원에서 오랜 기간 유지돼 왔고, 이를 바꾸려면 정치적·사회적 저항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개별 업소 차원의 연령 상향 조치는 일부 도시와 특정 업종을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대학가 인근 ▲관광객 유입이 많은 도심 ▲위조 ID 문제가 심각한 지역에서는 유사한 결정이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연령 제한이 지나치게 확산될 경우 연령 차별 논란이나 합법적 소비자 배제 문제로 법적·사회적 논쟁이 불거질 수 있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된다.
Dirty Franks는 향후 더 정교한 위조 ID 판별 장비를 도입한 뒤 정책을 재검토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이는 이번 조치가 영구적 제도라기보다, 현재 업계가 직면한 현실적 문제에 대한 임시 해법임을 보여준다.
이번 사례는 미국 주류 업계가 ‘자유로운 접근성’과 ‘질서·안전 유지’ 사이에서 어떤 균형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출입 연령 상향이 일시적 현상에 그칠지, 아니면 새로운 운영 기준으로 자리 잡을지는 향후 다른 도시와 업소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김선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