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 정부가 미 동부시간 기준 지난 24일 0시 1분부터 한국산 수입품에 무역법 301조(강제노동 수입 규제 미흡 관련)에 따른 신규 관세 체계를 본격 시행한 가운데, 미주 한인 수입·유통업계와 B2C 셀러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총관세율 상한을 12.5%로 설정한 이번 조치를 두고 일각에서는 ‘기존 15% 대비 관세가 인하됐다’는 반응이 나오지만, 이는 화장품 통관 구조를 간과한 착각이라는 지적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 최종 고시(FRN)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스위스와 함께 ‘net of MFN(최혜국대우 기본세율 차감)’ 적용 국가로 분류됐다. ‘일반관세(MFN) + 301조 추가관세 = 총 12.5%’ 구조로, 기본세율이 높은 품목은 추가 관세가 면제된다.
그러나 미주 한인상인들이 주로 취급하는 K-뷰티 화장품은 대부분 MFN 기본세율이 ‘Free(무관세)’다. 차감할 MFN 세율이 없어 301조 관세 12.5%를 전액 현지 수입자가 부담해야 한다. 철강·자동차 등 무역법 232조 품목이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 것과 달리 화장품은 전면 적용 대상이다. 한·미 FTA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더라도 Section 301은 별개 제도로 운용돼 관세 면제가 불가능하다.
발효 전 최종 운송수단에 선적된 화물 역시 미 동부시간 7월 28일 0시 1분까지 통관을 마쳐야만 예외를 인정받는다.
미주 한인 사업자가 즉시 점검해야 할 3가지 수입 실무
통상 전문가들은 관세가 장기화함에 따라 미국 내 수입통관업자(IOR) 및 유통업체들이 다음 세 가지 실무를 즉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 인코텀즈(무역인도조건) 및 단가 구조 재검토다. 관세 납부 의무는 미국 내 수입자(IOR)에게 있다. DDP(관세지급인도) 조건 계약이라도 한국 셀러가 비용을 흡수하다 결국 공급단가 인상으로 이어지므로, 현지 유통상들은 수입 단가와 마진 구조를 재협상해야 한다.
둘째, 관세 과세표준과 이전가격(Transfer Pricing)의 동시 검토다. 한국 본사와 미주 현지 법인 간 특수관계자 거래일 경우, 미 국경백두관세청(CBP)의 관세평가 기준과 미 국세청(IRS)의 이전가격 기준을 동시에 만족해야 한다. 양 기관의 법체계가 달라 관세·세무 조사를 동시에 받을 위험이 존재한다.
셋째, IRS §263A 적용에 따른 현금흐름 압박이다. 납부한 관세는 당해 연도 비용으로 즉시 손금 처리되지 않고 재고자산 원가에 합산된 뒤 판매 시점에 매출원가로 인식된다. 현금 유출은 통관 시 즉시 발생하지만 세무상 공제는 나중에 이루어져 현지 법인의 자금난을 초래할 수 있다.
소액 면세 중단·FDA 규제 중첩… 직구·자영업자 이중고
소비자 직배송(DTC) 및 소규모 재판매를 하던 한인 자영업자들의 환경도 악화했다. 800달러 이하 소액 물품 면세 제도(De Minimis) 적용이 중단되면서, 소액 직구 물품까지 정식 통관 대상에 포함됐다. 여기에 미국 FDA의 화장품 규제 혁신법(MoCRA) 시설 등록 및 자외선 차단제(선크림) OTC 규제까지 겹쳐 통관 문턱이 높아졌다.
한국을 포함한 16개국 대상 무역법 301조 ‘과잉생산’ 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추가 관세 인상 가능성도 열려 있다.
[전문가 제언] 관세 피해를 줄이기 위한 미주 유통업계의 4대 대응책
글로벌 관세 전문가와 관세사들은 관세 부담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지 수입업체와 셀러들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즉각 적용할 수 있는 4가지 실무 방안을 제시했다.
‘First Sale Rule(최초 판매 가격)’ 활용을 통한 절세
한국 제조업체-수출상-미주 수입자로 이어지는 다단계 거래 구조의 경우, 미 관세청(CBP) 규정에 따라 중간 마진이 붙기 전인 ‘제조업체의 최초 거래 가격’을 과세표준으로 신고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 과세표준 자체가 낮아져 12.5% 관세의 절대액을 크게 줄일 수 있다.
HTS 품목 분류(세번) 정밀 재검증
화장품의 성분, 기능(자외선 차단, 주름 개선 등), 용도에 따라 HTS 분류 세번이 세분화된다. 관세사와 함께 HTS 세번을 재점검하여 보다 유리한 품목군으로 정확하게 신고되고 있는지 검증할 필요가 있다.
‘관세 연동형 계약(Tariff Escalation Clause)’으로 전환
DDP 조건으로 계약을 맺은 한인 수입상들은 관세 변동분을 한쪽이 전액 부담하지 않고, 관세율 변동에 따라 수입 단가를 유연하게 조정하는 슬라이딩 계약 조항을 한국 본사 및 공급사와 재협상해야 한다.
외국무역지대(FTZ) 및 보세창고 활용으로 현금 흐름 확보
대량 수입 시 관세를 일시에 납부하지 않고 FTZ(Foreign Trade Zone)나 보세창고에 입고시킨 뒤, 제품이 실제로 미국 내 유통 채널로 출고되는 시점에 관세를 분할 납부하여 단기 현금 흐름 압박을 완화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관세 리스크가 상수화된 만큼 단순 가격 전가에 의존하기보다 법적·제도적 절세 장치를 시급히 구축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