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한 플로리다의 한 학군에서 초기 혼란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으로 학업 성취도가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A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전미경제연구소(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NBER)는 휴대전화 사용 전면 금지 정책을 시행한 플로리다의 한 학군을 대상으로 2년간의 변화를 분석한 보고서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정책 시행 첫해에는 휴대전화 위반 단속으로 인한 징계 건수와 정학률이 급등했다. 휴대전화 사용으로 징계 조치를 받은 학생이 늘면서 한달새 정학률은 시행전보다 2배 이상 증가했고 전년동기대비에서도 25%나 높았다.
하지만 두 번째 해에는 정학률이 이전 수준으로 돌아왔을 뿐 아니라, 학생들의 시험 점수는 정책 시행전보다 2~3퍼센타일 상승했다.
연구진은 “휴대전화 금지의 과도기적 혼란이 지나가자 학업 집중도와 성취도가 눈에 띄게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무단결석률이 감소한 점도 성적 향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휴대전화 보유율이 낮은 초등학교에서는 변화가 크지 않았으나 중학교와 고등학교에서는 효과가 뚜렷했다. 연구진은 “학령이 높을수록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 빈도가 높았던 만큼, 금지 정책의 영향도 더 컸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아직 동료 평가(peer review)을 거치지 않았지만, 결과는 명확하다. 휴대전화 금지 정책이 단기적으로는 징계 증가 등 부작용을 일으키지만 결국 학생들의 집중력과 학습 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학교들이 초기 단속 혼란을 최소화하고 정책 이행 계획을 세울 때 이번 결과가 참고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조사가 1개 학군만을 대상으로 한 상관관계 연구라는 점에서, “결과를 다른 지역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최근 미전역에서 학생들의 집중력 저하, 정신건강 악화, 사회성 발달 지연 등에 대한 우려로 학교내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는 움직임이 확산되는 가운데 나왔다. 올가을 뉴욕시가 스마트워치를 포함한 교내 휴대전화 금지 조치를 확대하면서 비슷한 정책을 시행하는 학군이 늘고 있다.
ABC뉴스 분석에 따르면, 워싱턴 D.C.와 미국령 버진아일랜드를 포함한 20개주 및 지역이 수업 시간 휴대전화·태블릿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있으며 장애 학생 등 특수교육 대상자는 예외로 두고 있다.
반면 메릴랜드·와이오밍 등 17개주는 주 차원의 규제를 두지 않았고 나머지 16개 주는 로컬 학군이 자율적으로 정책을 정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플로리다 사례가 “휴대전화 금지 정책 도입 초기에는 시행착오가 불가피하지만, 장기적으로는 학생들의 학습 집중도와 성적 향상이라는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