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김선엽 기자] 코로나19 팬데믹 구호 자금 수백만 달러를 사취하고 귀화 과정에서 이를 은폐한 아이티 국적자의 미국 시민권이 박탈됐다. 미 연방 당국이 공적 자금 사기 범죄에 대해 ‘체류 신분 박탈’이라는 강력한 처벌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플로리다주 연방 지법 로드니 스미스 판사는 조프 스텐 로이 필로생(36)이 이민 관리에게 허위 진술을 하여 부당하게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판결하며 그의 시민권 취소를 명령했다. 연방 검찰에 따르면 필로생은 코로나19 구호 프로그램인 PPP 등을 통해 약 380만 달러(한화 약 50억 원)를 부정하게 타냈다.
조사 결과 필로생은 2020년 시민권 신청 당시 이미 대규모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듬해 진행된 귀화 면접에서 “범죄를 저지른 적이 없다”고 선서하며 당국을 기만했다. 그는 결국 2022년 송금 사기 및 돈세탁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50개월을 선고받았으며, 이번 판결로 인해 그가 얻었던 시민권마저 상실하게 됐다.
제이슨 A. 레딩 퀴뇨네스 연방검사는 성명을 통해 “미국 시민권은 정직하게 획득해야 하는 특권”이라며 “연방 범죄를 저지르고 거짓으로 이민 혜택을 받은 이는 불법적으로 얻은 모든 것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번 사건 외에도 전직 고위 공직자의 구호금 유용 사례가 잇따라 적발되며 파장이 일고 있다. 존 딜 전 미주리주 하원의장은 약 38만 달러의 구호금을 수영장 관리비와 컨트리 클럽 회비 등 사치스러운 개인 용도로 사용한 사실이 드러나 최근 징역 21개월을 선고받았다.
당국이 단순 형사 처벌을 넘어 시민권 박탈과 추방 절차까지 연계하는 무관용 원칙을 고수함에 따라, 과거 귀화 과정에서의 성실 보고 의무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