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한인사회 단체들이 가장 자주 내세우는 공약이 있다. 바로 “차세대를 지원하겠다”는 약속이다. 그러나 우리는 스스로에게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그 약속은 과연 얼마나 실천되고 있는가?
현실은 녹록지 않다. 언어의 장벽은 여전히 높고, 1세대와 2세대 사이의 문화적 간극은 생각보다 깊다. 이 간극을 좁히기 위한 노력은 말로는 넘쳐나지만, 실제 정책과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반면, 한국에서 발생하는 정치적 이슈에는 놀라울 만큼 빠르게 반응한다. 각 단체들은 앞다투어 성명서를 발표하고, 입장을 밝히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묻지 않을 수 없다. 왜 그 열정과 속도가 차세대를 향한 일에는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는가?
최근 오스카 시상식에서 한국의 저승사자 문화를 배경으로 한 만화영화 작품과주제곡이 수상하는 쾌거가 있었다. 캐나다 토론토에서 자라고, 할리우드에서 활약하는 한인 2세 Maggie Kang (강민지) 감독이 7년간 한국을 수차례 방문하여 혼신을 다해 만든 결과물이다. 또한, 한때 주목받지 못했던 EJae (김은재, 원로배우 신영균 외손녀) 음악인이 인내를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음악활동을 하여서 그룹이 세계적인 무대에서 다시 조명받는 순간이었다. 이보다 더 상징적인 ‘차세대 성공 사례’가 또 있을까?
이러한 역사적인 순간 앞에서, 미주 한인사회 단체장들은 무엇을 했는가? 혹시 한인 지도자들은 또다시 침묵하는듯하여 안타깝다.
만약 한인 단체장들이 이 성취를 기리며, 영문과 한글로 공식 축하 성명서를 발표하고, 커뮤니티 전체가 함께 자부심을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 자체가 가장 강력한 차세대 지원이 되었을 것이다.
차세대는 더 이상 ‘미래’가 아니다, 이미 세계 무대에서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는 ‘현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지원하겠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이제는 미주한인 (Korean American) 으로서, 방향을 바꿔야 한다. 차세대를 위한 지원은 거창한 계획이 아니라, 그들의 성취를 인정하고, 함께 기뻐하며,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에서 시작된다.
말은 누구나 할 수 있다. 하지만 행동은 선택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선언이 아니다. 작은 실천 하나다. 그 실천이 쌓일 때, 비로소 “차세대를 위한다”는 말이 진짜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