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경제학상(정식 명칭: 알프레드 노벨을 기리는 스웨덴국립은행 경제학상)은 조얼 모커(Joel Mokyr), 필리프 아기옹(Philippe Aghion), 피터 하윗(Peter Howitt) 등 세 학자에게 돌아갔다.
13일 abc 등 주요 언론 보도에 따르면, 세 사람은 혁신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과 신기술이 구기술을 대체하는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의 과정을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번 수상자들은 서로 다른 접근법으로 같은 현상을 탐구했다. 모커는 역사학적 연구를 통해 장기 경제 흐름을 분석한 경제사학자, 반면 아기옹과 하윗은 수학적 모델을 통해 창조적 파괴의 메커니즘을 이론적으로 정립한 거시경제학자다.
네덜란드 출신의 모커(79)는 노스웨스턴대 교수로, 아기옹(69)은 프랑스 콜레주 드 프랑스와 런던정경대(LSE) 교수로 재직 중이다. 캐나다 출신의 하윗(79)은 브라운대 명예교수다.
세 학자는 “창조적 파괴”의 작동 원리를 경험적·수학적으로 설명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개념은 1942년 경제학자 요제프 슘페터가 저서 ‘자본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Capitalism, Socialism and Democracy)’에서 제시한 것으로, 새로운 기술과 기업이 기존의 것을 대체하며 경제 발전을 이끄는 과정을 의미한다.
노벨위원회는 성명에서 “모커는 혁신이 자가증식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단순히 ‘작동한다’는 사실뿐 아니라 ‘왜 작동하는지’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 필요함을 보여줬다”고 밝혔다.
아기옹과 하윗은 1992년 발표한 논문에서 창조적 파괴 과정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며 지속적 성장의 내부 메커니즘을 제시했다. 노벨경제학상 선정위원장인 존 해슬러는 “수상자들의 연구는 경제성장이 결코 자동적으로 보장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다”며 “우리는 창조적 파괴의 메커니즘을 유지해야 정체로 되돌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총 상금은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20만 달러)로, 절반은 모커에게, 나머지 절반은 아기옹과 하윗이 나눠 받게 된다. 세 사람에게는 18캐럿 금메달과 상장이 함께 수여된다.
한편, 경제학상은 공식 명칭이 ‘알프레드 노벨을 기리는 스웨덴국립은행 경제학상(The Bank of Sweden Prize in Economic Sciences in Memory of Alfred Nobel)’으로, 1968년 스웨덴 중앙은행이 노벨을 기념해 제정했다.
노벨은 다이너마이트 발명가이자 19세기 스웨덴의 화학자·사업가로, 유언을 통해 물리학·화학·생리의학·문학·평화 5개 부문 상을 창설했다.
경제학상은 1969년 첫 수상 이후 지금까지 총 57회, 99명에게 수여됐으며, 여성 수상자는 단 3명뿐이다. 비평가들은 “경제학상은 엄밀히 말해 노벨 본래의 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하지만, 다른 부문과 함께 매년 12월 10일, 노벨 서거일에 시상식이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