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의 셧다운(업무정지)이 5일로 36일째를 맞으며 사상 최장 기록을 세웠다. 이로써 미국 정치사상 가장 긴 두 차례의 셧다운이 모두 트럼프 대통령 재임 중 발생하게 됐다. 이전 최장 기록은 2019년 35일간 지속된 셧다운이었다.
5일 A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연방의회는 지난 5주 동안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은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ACA) 보조금 연장을 고수하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정부 업무가 재개되기 전에는 협상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다. 그 사이, 셧다운의 여파는 미국 국민들의 일상으로 깊숙이 파고들고 있다.
SNAP(저소득층 식품보조 프로그램) 혜택을 받는 4,200만명의 미국인은 자금이 끊기면서 생계에 위협을 받고 있다. 정부는 일시적 부분 지급만 약속한 상태다. ACA 가입자들은 11월 1일 개시된 보험 갱신 기간부터 보험료 급등에 직면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험료가 300% 가까이 상승한 사례도 보고됐다.
전국 공항에서는 항공 관제 인력 부족으로 지연이 속출하고 있다. 수천 명의 관제사가 무급으로 근무 중이며 션 더피 연방교통부 장관은 “셧다운이 계속되면 항공 대혼란(mass chaos) 이 발생하고 일부 공역이 폐쇄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정치권의 핵심 관심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사태 해결에 직접적으로 개입할지 여부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은 명확하다”며, 연방상원 규정인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제도) 폐지를 다시 촉구했다. 그러나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대표는 “상원의 충분한 지지를 얻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한편, 초당적 연방상원의원 소모임은 비공식 대화를 이어가며 돌파구를 모색 중이다. 일부 공화당 의원은 “보궐선거가 끝난 후 중도 성향의 민주당 의원 일부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민주당 측은 이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지도부 간의 설전도 계속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건강보험 관련 진지한 협상이 필요하다”며 “민주당은 세액공제 연장을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튠 공화당 원내대표는 “이제 민주당이 상식으로 돌아와 정부를 재개할 때”라며 “그들이 무엇을 얻으려는지조차 알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번 셧다운은 단순한 예산 갈등을 넘어, 보건·복지·교통 전반에 걸친 국가 기능 마비 사태로 확산되고 있다. 정치적 타협이 이뤄지지 않는 한 그 피해는 계속 커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