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 중단)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임산부와 영유아를 지원하는 연방 식품보조 프로그램 ‘여성·영유아 특별영양보조프로그램(Women, Infants and Children/WIC)’의 자금이 바닥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3일 내셔널공영라디오(NPR)의 의 보도에 따르면, WIC는 저소득층 임산부와 어린 자녀를 둔 부모에게 식품과 영양 교육을 제공하는 제도로, 중서부와 대평원 지역(Midwest and Great Plains)에서만 100만명 이상이 등록돼 있다.
이번 셧다운은 회계연도 종료와 동시에 시작돼 WIC 프로그램이 새해 예산을 배정받지 못한 상태다. 이에 따라 각 주와 부족(tribal) 단체는 남아 있던 예산으로만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 수입 3억 달러를 WIC 유지에 투입하고 있다. 연방농무부(USDA)는 지역 언론 하베스트 퍼블릭 미디어(Harvest Public Media)에 보낸 이메일에서 “가까운 시일 동안 WIC 자금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집행 계획은 아직 불분명하며 농무부는 자금 배분과 관련한 세부 질의에 응답하지 않았다.
전미WIC협회 조지아 매첼 회장은 지난 10월 7일 성명을 통해, “WIC 운영을 유지하려는 모든 노력에 감사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며 불안정한 재정 상황은 결국 참가자들의 건강을 위협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단기적 연명책이 아니라 장기적 안정이 필요하다. 의회가 제 역할을 해야 합니다. WIC는 일시적 구호가 아닌, 1년치 완전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식품정책 옹호단체 식품연구·행동센터(FRAC)의 케이트 스컬리 부국장은 “이번 셧다운은 회계연도 시작 시점에 발생해 각 주가 사용할 수 있는 새 예산이 전혀 배정되지 않았다”며 “소규모 예비금 외엔 운영할 돈이 없다”고 설명했다.
FRAC에 따르면 USDA는 2025 회계연도 미집행 예산 1억 4,100만 달러를 재배정했으며 이로 인해 프로그램은 이번 주 중반까지는 유지 가능할 전망이다. 그러나 이는 “임시적 조치일 뿐”이라고 스컬리는 덧붙였다. FRAC 대변인 조던 베이커는 “WIC 운영에는 하루 최대 2,200만 달러가필요하다.
관세 수입 3억 달러로는 10월 말까지만 프로그램을 연명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WIC는 여러 주정부와 부족 기관이 분산 운영하고 있어, 셧다운의 영향은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캔자스시티 기반의 식품은행 하베스터스(Harvesters)는 캔자스·미주리주내 900여개 푸드 팬트리와 비영리단체에 식품을 공급하고 있다.
자원담당 최고책임자 엘리자베스 키버는 “식료품 가격 상승과 연방 식품보조 정책 변화로 이미 많은 이들이 충분한 식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재 27개 카운티의 식량 불안율은 지난 10년 중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식품은행 이용자의 4분의 1이 6세 미만 자녀를 둔 가정”이라며, 셧다운으로 인한 임금 중단이 WIC 수혜 가정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캔자스시티 지역에는 약 3만명의 연방 공무원, 캔자스주 전체에는 연방 공무원 1만 7,000명과 현역 군인 약 2만명이 봉급 중단 위험에 처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