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거래위원회(Federal Trade Commission/FTC)는 아마존이 소비자들을 속여 프라임(Prime)
회원에 가입시키고 해지 절차를 어렵게 만든 혐의와 관련, 아마존이 총 25억 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고 25일 밝혔다.
FTC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 가운데 10억 달러를 민사 제재금으로 납부하며 이는 FTC 역사상 규정
위반으로 부과된 최대 벌금이다. 나머지 15억 달러는 원치 않게 프라임에 가입됐거나 해지 과정에서
불이익을 본 소비자들에게 환급된다.
이번 합의는 시애틀 연방지방법원에서 재판이 시작된지 불과 며칠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쟁점은
2010년 제정된 ‘온라인 소비자 신뢰 회복법(ROSCA)’으로, 온라인 결제시 소비자가 정확히 무엇을
지불하는지 명확히 알 수 있도록 보장하는 내용이다.
FTC 소비자보호국 크리스 무파리지 국장은 “아마존이 패소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합의에
나섰다”며 “소비자 환급액 규모가 당초 예상보다도 컸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마존은 “승소를 확신했지만, 수년간 이어질 재판과 항소를 피하기 위해 신속히
마무리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아마존 대변인 마크 블래프킨은 성명에서 “아마존과 경영진은 항상
법을 준수해왔으며, 이번 합의는 고객을 위한 혁신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FTC는 특정 소비자들에게 최대 51달러까지 자동 환급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상은 2019년
6월 23일부터 2025년 6월 23일 사이에 ‘싱글 페이지 체크아웃’ 등 특정 경로로 가입한 프라임
회원들이다. 환급은 합의 명령 후 90일이내에 진행된다. 이외에도 3천만명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별도 청구 절차가 마련된다.
아마존 프라임은 연회비 139달러 또는 월 14.99달러로, 무료·신속 배송, 영상 스트리밍,
홀푸즈(Whole Foods)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현재 전세계 가입자는 2억명 이상이며 올해 7월
실적 보고에서 프라임을 포함한 구독 서비스 매출은 120억 달러를 기록해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FTC는 아마존이 결제 버튼을 누를 때 소비자가 프라임에 가입된다는 점을 명확히 표시하지
않았으며 해지 과정은 의도적으로 복잡하게 설계됐다고 지적했다. 내부적으로 해지 절차를
‘일리아드(Iliad)’라 부르며 고객이 최소 3단계 페이지에서 반복적으로 해지 의사를 확인해야만
탈퇴가 가능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FTC는 2021년 트럼프 행정부 시절 조사에 착수해 2023년 바이든 대통령이 임명한 리나 칸
위원장(반독점 전문가) 주도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는 아마존을 상대로 한 반독점 소송 제기
직전이었다.
합의 조건에 따라 아마존은 ▲구독 조건을 오도하지 말 것 ▲비용을 명확히 고지하고 소비자 동의를
받을 것 ▲자동 갱신 사실을 분명히 표시할 것 ▲해지 절차가 복잡·혼란스럽거나 과도하게 시간이
소요되지 않도록 할 것 등이 의무화된다. 다만 아마존 측은 이번 합의가 최근 몇 년간 이미 시행한
가입·해지 절차를 유지하도록 한 것이며, 추가 변경 사항은 요구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