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20년 넘게 이어온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Mastercard)의 수수료 전쟁이 분수령을 맞았다. 지난 2025년 11월 양측이 도출한 대규모 합의안이 법원의 최종 승인을 앞두고 있어, 앞으로 소비자들이 결제하는 카드 종류에 따라 추가 수수료를 내거나 결제를 거부당하는 사례가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합의의 핵심은 그동안 카드사들이 고수해 온 ‘모든 카드 수용(Honor All Cards)’ 규칙의 완화다. 지금까지 소매업체들은 비자 카드를 하나라도 받으려면 수수료가 비싼 프리미엄 카드까지 모두 받아야 했다. 하지만 합의안이 발효되면 가맹점은 수수료가 높은 법인 카드나 프리미엄 리워드 카드의 결제를 거부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게 된다.
또한 가맹점은 카드 종류별로 ‘차등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일반 카드로 결제하면 수수료가 없지만, 혜택이 많은 ‘사파이어 리저브’나 ‘아멕스 플래티넘’급 카드를 사용하면 결제 금액의 2~3%를 소비자에게 추가 요금(Surcharge)으로 청구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합의안에는 향후 5년간 인터체인지 수수료(Swipe Fee)를 약 0.1%포인트 낮추고, 8년간 수수료 상한선을 두는 내용도 포함됐다. 카드 업계는 이를 통해 소매업체들이 약 38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월마트(Walmart)와 타겟(Target)을 비롯한 대형 소매업체들과 전미소매연맹(NRF)의 반응은 차갑다. 이들은 “0.1% 인하는 생색내기에 불과하며, 카드사들이 네트워크 수수료를 인상하는 방식으로 언제든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다”라며 법원에 합의안 승인 거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결제 환경이 크게 나빠질 가능성이 높다. 가맹점이 프리미엄 카드를 거부하거나 추가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하면, 카드사들이 제공해 온 포인트나 마일리지 등 리워드 혜택 자체가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린스보로의 한 소매업 관계자는 “수수료 부담이 큰 프리미엄 카드를 계속 받는 대신 현금 결제를 유도하거나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번 합의안에 대한 법원의 예비 승인 여부는 2026년 상반기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이며, 최종 승인 시 실제 현장 적용은 2026년 말이나 2027년 초가 될 전망이다. <김선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