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연방 이민단속 인력과 주방위군을 주요 도시로 확대 배치하는 가운데, 시카고
다운타운에서 무장한 연방국경순찰대원들이 체포 작전을 벌이는 장면이 포착돼 시민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지난 주말 미시간 애비뉴와 고급 주거지 등 시카고 중심가에서 위장복·마스크 차림의 요원들이
공개적으로 단속을 펼치자 주민들은 “차별적이고 비미국적”이라는 반발을 쏟아냈다.
민주당 소속 JB 프리츠커 일리노이 주지사는 29일 연방정부가 주방위군 100명을 배치할 수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연방국토안보부(DHS)가 국방부에 이같은 요청을 전달했으며, 이는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 인력과 시설 보호를 명분으로 하고 있다.
이민단속 강화로 이달 초부터 시카고 시l내 이민자 밀집 지역, 특히 라틴계 거주지가 집중 표적이
됐다. 최근에는 시카고강 수상단속에 이어 유명 조형물 ‘클라우드 게이트(일명 ‘더 빈’)’ 인근에서
라틴계 가족이 연행되는 등 논란이 확산됐다.
프리츠커 주지사는 “ICE 요원들이 도심을 돌아다니며 백인이 아니라는 이유로 시민을 괴롭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리노이 이민난민권익연합(ICIRR)은 “낮 대낮 도심에서 인종 프로파일링을 통해
시민을 납치하는 행위는 행정부의 심각한 단계적 에스컬레이션”이라고 규탄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도 연방정부가 주방위군 200명을 60일간 투입하려 하자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 소속 댄 레이필드 주법무장관은 23일 연방법원에
파견 중단 가처분을 신청했다.
포틀랜드에서는 ICE 청사를 둘러싼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으며, 지난 주말 수천명이 평화 행진을
벌인 뒤 일부 참가자와 경찰간 충돌도 발생했다. 지역 비영리단체는 “최루개스와 야간 충돌은
주민에게 정신적 충격을 준다”며 “군 병력 투입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라고 우려했다.
테네시주 멤피스도 연방 치안 강화 조치에 대비해 긴장 속에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 대규모 단속은
아직 보고되지 않았으나 지역 사회는 이민 신분과 관계없이 불심검문이 이뤄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