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N.C. =김선엽 기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를 증권이 아닌 ‘디지털 상품’으로 공식 분류하며, 글로벌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체계를 근본적으로 재편했다.
SEC는 3월 17일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와 공동으로 발표한 해석 지침에서 암호화폐를 ▲디지털 상품 ▲디지털 수집품 ▲디지털 도구 ▲스테이블코인 ▲디지털 증권 등 5가지로 구분하고, 이 가운데 ‘디지털 증권’에만 증권법을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포함한 주요 암호화폐는 증권 규제 대상에서 제외되며, 공급과 수요에 의해 가치가 형성되는 탈중앙 자산으로서 ‘상품(commodity)’으로 분류된다.
SEC는 특히 “대부분의 암호자산은 그 자체로 증권이 아니다”라고 명시하며 기존의 강경 규제 기조에서 벗어나 명확한 기준 제시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다만 규제는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다. SEC는 “비증권 암호자산이라도 투자 수익을 약속하는 방식으로 판매될 경우 증권으로 간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자산 자체가 아닌 ‘거래 구조’를 기준으로 규제를 적용하겠다는 의미다.
이번 지침은 스테이킹, 채굴, 에어드랍 등 주요 암호화폐 활동에 대해서도 법적 해석을 제시하며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해소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기대에 못 미쳤다. 규제 명확성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 가격은 주요 저항선을 돌파하지 못하고 약세를 보였으며, 이는 해당 지침이 법률이 아닌 행정 해석에 불과해 향후 변경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표는 사실상 미국 암호화폐 규제의 기준선을 설정한 것”이라며 “향후 의회의 입법 여부가 시장의 장기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