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김선엽 기자]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식수 속 ‘보이지 않는 위협’으로 지목돼 온 미세플라스틱을 연방 차원의 공식 관리 후보 물질로 처음 지정하면서 향후 전국적인 식수 안전 기준 변화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EPA는 2일 발표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제6차 음용수 오염 후보 목록(CCL6)’ 초안에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이 목록은 현재 규제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연방 식수 기준 설정 대상이 될 수 있는 우선 연구 물질을 지정하는 절차다.
이번 조치는 미세플라스틱을 단순한 환경 오염 문제가 아니라, 연방 안전음용수법(Safe Drinking Water Act)에 따른 잠재적 규제 대상 물질로 공식 검토 단계에 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만 실제 법적 기준이 마련되기까지는 추가 연구와 위험 평가를 거쳐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EPA는 향후 60일간 국민 의견 수렴과 과학자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오는 11월 17일까지 최종 목록을 확정할 계획이다.
같은 날 보건복지부(HHS)도 미세플라스틱의 인체 영향을 규명하기 위한 1억4,400만 달러 규모의 국가 연구 프로젝트(STOMP)를 발표했다.
이날 발표 행사에 참석한 Robert F. Kennedy Jr.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세플라스틱 노출은 이제 예외적인 일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가 됐다”며 “우리는 인체 내 미세플라스틱을 정확히 측정하고 그 영향을 규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세플라스틱은 일반적으로 크기 5mm 이하의 플라스틱 입자를 의미하며, 최근 연구에서는 혈액과 폐, 동맥, 뇌 등 다양한 장기에서 검출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일부 연구에서는 태반과 모유에서도 발견된 사례가 확인돼 건강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EPA는 이번 후보 목록에 미세플라스틱뿐 아니라 의약품 성분, PFAS(이른바 ‘영구 화학물질’), 소독 부산물 등 총 75개 화학물질과 9개 미생물도 함께 포함시켰다. 특히 향후 374개 의약 성분에 대한 식수 안전 기준 검토도 진행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곧바로 규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향후 전국적인 식수 관리 정책 변화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현재 미국의 대부분 상수도 시스템은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의무 검사 기준이 없는 상태다. 이에 따라 향후 연방 차원의 기준이 마련될 경우 지방 정수 시설의 대응도 단계적으로 요구될 전망이다.
EPA는 “이번 조치는 국민 식수 안전에 대한 우려에 대응하기 위한 첫 단계”라며 추가 연구 결과에 따라 향후 규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