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웨스턴 의대 연구진이 아동의 땅콩 알러지를 예방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다고 ‘더 힐’과 시카고 지역 언론들이 11일 보도했다.
미국립보건원(National Institutes of Health/NIH)에 따르면, 1997년엔, 전세계 아동 중 땅콩 알러지를 가진 비율은 약 0.5%에 불과했지만, 이후 급격히 증가해 현재는 2% 수준에 이르고 있다.
기존 지침은 영유아가 땅콩을 멀리하도록 권고했으나 최근 연구자들은 오히려 생후 초기 단계에서 땅콩을 조금씩 섭취하게 하는 것이 향후 알러지 위험을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러한 새로운 지침은 수년전부터 존재했지만 소아과 의사들이 부모에게 이를 충분히 알리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연구의 수석 저자인 루치 굽타 노스웨스턴 의대 소아과·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디지털 알림 시스템을 통해 의사와 부모가 일상 진료 과정에서 연구 결과를 실제로 적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굽타 교수는 “소아과 의사들은 생후 4개월과 6개월 검진 때 매우 바쁜데, 별도의 지원 없이 새로운 절차를 추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우리는 의사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논의했고 전자의무기록(Electronic Medical Record/EMR)내 알림 기능과 부모용 안내 자료가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EMR 시스템에 간단한 안내 문구를 추가하고 가정으로 가져갈 수 있는 안내문과 초기 안전한 땅콩 섭취 방법을 부모에게 상기시키는 자료를 배포했다. 굽타 교수는 “교육과 반복적인 강화가 결합될 때 실제 변화가 나타난다”고 덧붙였다.
다른 전문가들은 이러한 도구가 전국적으로 확산돼 지속적으로 활용된다면 식품 알러지 발병률이 세대 단위로 감소하는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통합의학 전문의 윌 하스 박사는 “예방은 언제나 대응보다 훨씬 강력한 수단”이라며 “모든 소아과 의사들이 이 단순한 도구를 익힌다면, 식품 알러지의 흐름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수만 명의 아이들이 응급실을 찾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이번 시스템이 실제로 알러지 발생률 감소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할 계획이다. 또한 연구에 참여한 영유아들이 2살이 될 때까지 땅콩 알러지를 보이는지 추적 조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