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복슬복슬한 반려견이라도 겉모습에 속지 말아야 한다. 상당수의 개가 실제로는 ‘늑대의 피’를 조금씩 품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5일 CBS 뉴스 보도에 띠르면, 미국 과학자들은 24일 미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PNAS)에 발표한 연구 논문에서 전체 개 품종의 거의 3분의 2가량이 늑대 DNA를 검출할 수 있을 정도로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특히 이 유전자가 2만년전 개가 늑대로부터 분화할 때 남겨진 흔적이 아니라 지난 수천년간 가축화된 개와 야생 늑대가 교잡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늑대 DNA가 현대 개 품종의 체격, 후각 능력, 성격에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논문은 “오늘날 대부분의 개는 낮은 수준이지만 식별 가능한 수준의 늑대 조상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다양한 인간 환경에서 생존하는 데 유리한 진화적 특성을 부여했다”고 결론지었다.
개와 늑대는 교배가 가능하지만 자연 상태에서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기존 통념을 뒤집는다. 연구를 이끈 오드리 린(미국 자연사박물관)은 “이전까지는 ‘개가 개이기 위해서는 늑대 DNA가 거의 없어야 한다’는 것이 정설처럼 여겨졌다”고 밝혔다.
연구팀이 공개 데이터베이스에 있는 수천개의 개·늑대 게놈을 분석한 결과, 현대 개 품종의 64% 이상에서 늑대 유전자가 확인됐다. 심지어 체구가 작은 치와와도 약 0.2%의 늑대 DNA를 갖고 있었다.
가장 높은 비율의 늑대 DNA를 가진 품종은 체코슬로바키안 늑대개와 살루스(Saarloos) 늑대개로, 최대 40%에 달했다. 반려견으로 쓰이는 품종 중에서는 그랑 앙글루-프랑세 트리콜로르(Grand Anglo-Francais Tricolore) 하운드가 약 5%로 가장 높았다. 사냥견인 살루키(Salukis)와 아프간(Afghans) 하운드도 상위권에 올랐다. 대체로 늑대 DNA 비율이 높으면 체구도 큰 경향이 있었지만, 예외도 있었다. 대표적 대형견인 세인트 버나드에는 늑대 DNA가 전혀 없었다.
또 연구진은 모든 ‘빌리지 독(village dog)’—인간 거주지에 살지만 특정 주인을 두지 않는 개들—에게서 늑대 조상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는 늑대 DNA가 유전자 풀에 유입되는 주요 통로일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키슬러는 “서식지 파괴 등으로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암컷 늑대가 떠돌이 개와 교미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체적으로는 “북극 썰매견, 파리아(pariah)계 개, 사냥개들이 가장 많은 늑대 DNA를 갖고 있으며, 반대로 테리어·건독(조류 사냥개)·냄새 추적 하운드는 가장 적다”고 연구진은 전했다.
연구진은 품종별 성격을 묘사하는 국제 켄넬클럽의 표현과 비교 분석도 진행했다. 늑대 DNA가 거의 없는 품종은 친화적, 훈련이 쉬움, 애정이 많음 등의 표현과 관련성이 높았다. 반면, 늑대 DNA 비중이 높은 개들은 경계심이 강함, 독립적임, 위엄 있음, 영역 의식 강함 등의 묘사와 더 자주 연결됐다. 하지만 연구진은 늑대 DNA 수준과 관계없이 “영리함”, “순종적”, “아이들과 잘 지냄”, “헌신적”, “차분함”, “명랑함” 같은 표현은 비슷한 빈도로 등장했다고 덧붙였다.
키슬러는 “품종 묘사는 완벽한 기준이 아니며 개 개체의 실제 행동을 예측하는 데도 한계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늑대는 특정 서식지와 조건에 맞게 진화한 생명체지만, 개는 인간과 함께 전세계로 퍼져나가며 각 환경에 적응해 왔다”면서 특정한 상황에서 생존에 유리한 ‘늑대 유전자’가 개에게 전달됐을 가능성을 설명했다. 예를 들어 티베트 지역의 여러 품종—작고 복슬한 라사압소(Lhasa Apso) 등—은 고지대 적응 과정에서 형성된 EPAS1 유전자를 갖고 있는데, 이는 티베트 늑대와 동일한 유전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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