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 미국 공교육의 근간인 교사들이 극심한 생활고로 인해 대거 부업 전선에 뛰어들고 있다. 고물가와 타 직종 대비 낮은 임금 수준이 맞물리면서 사명감만으로는 버티기 힘든 임계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갤럽(Gallup)과 초당적정책센터(BPC)가 발표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 공립학교 교사의 71%가 본업 외에 최소 한 개 이상의 부업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 중 85%가 방학 기간뿐만 아니라 학기 중에도 야간이나 주말을 이용해 부업을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워싱턴주에서 5학년을 가르치는 애슐리 씨는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을 사랑하지만, 연봉 $62,000(약 8,300만 원)로는 저축은커녕 생활비를 감당하기도 벅차다”고 토로했다. 그녀는 퇴근 후 스프레이 태닝 전문가로 활동하며, 남편 역시 화가로 일하며 부족한 가계 수입을 메우고 있다.
교사들의 이 같은 ‘투잡’ 행렬은 타 직종과의 현격한 임금 격차에서 비롯됐다. 경제정책연구소(EPI)의 2024년 데이터에 따르면, 공립학교 교사는 비슷한 학력을 가진 일반 직장인보다 평균 27% 적은 임금을 받았다. 이는 1970년대 통계 작성 이래 최대 격차다.
전직 교육부 장관이자 BPC 회장인 마거릿 스펠링스는 “선생님들이 재정적 스트레스로 인해 교육 외적인 일에 내몰리는 현상은 우리가 교육의 가치를 어떻게 보느냐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며 “이는 결국 교사의 번아웃과 교실 이탈로 이어져 공교육 시스템 전체를 부식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는 교사의 절반 이상(52%)이 심각한 번아웃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연금 제도와 고용 안정성이라는 과거의 장점들이 예산 삭감으로 퇴색되면서, 우수한 인재들이 교직을 기피하는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미국 교육계에서는 교사 임금의 현실화와 함께 행정직으로 전직하지 않고도 급여를 올릴 수 있는 ‘커리어 래더(Career Ladder)’ 도입 등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