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자] 미국 주택 시장의 가늠자인 30년 고정 모기지 금리가 마침내 5%대에 진입했다. 금융 정보업체 모기지뉴스데일리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30년 고정 모기지 평균 금리는 5.99%를 기록했다. 이는 2022년 이후 약 3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로, 시장이 오랫동안 기다려온 ‘6% 벽’이 공식적으로 무너졌다.
이번 금리 하락의 일등 공신은 역설적으로 시장의 불안감이었다. 최근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에 대해 위법 결정을 내리면서 정책 불확실성이 커졌고, 위험 회피 성향을 보인 투자자들이 국채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이로 인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하락하며 이와 연동된 모기지 금리도 동반 하락했다.
여기에 지난해 4분기 경제 성장률이 1.4%에 그치며 예상을 밑돈 점과 인플레이션 완화 조짐 역시 금리 하방 압력을 가중시켰다.
금리가 5%대에 진입하자 대출자들의 움직임이 기민해졌다. 모기지은행협회(MBA)는 최근 재융자 신청 건수가 전년 대비 130% 이상 폭증했다고 발표했다. 7%대 고금리 시절 대출을 받았던 주택 소유주들이 월 상환액을 줄이기 위해 대거 갈아타기에 나선 결과다.
반면 실제 주택 구매 거래는 아직 폭발적인 반등을 보이지 않았다. 1월 미국의 계약 체결 지수는 전월 대비 0.8% 감소하며 여전히 차가운 매수 심리를 반영했다.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금리 하락으로 약 550만 가구가 추가 대출 자격을 갖추게 됐으나, 매물 부족과 높은 집값이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금리 하락 소식에 지역 시장도 술렁였다. 노스캐롤라이나주 그린스보로를 비롯한 주요 거주 지역 부동산 중개인들은 “문의 전화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그린스보로 지역의 한 중개인은 “5%대 금리는 주택 구매를 망설이던 대기 수요자들에게 강력한 심리적 신호가 됐다”면서도 “다만 매력적인 매물이 시장에 나오지 않아 실제 계약까지는 시간이 걸리는 양상이다”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5%대 금리가 장기적인 추세로 굳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이다.
안착 가능성: NAR 등은 인플레이션 둔화와 경기 침체 우려가 지속될 경우 연말까지 5%대 중후반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등 위험: 트럼프 행정부의 추가적인 MBS(주택저당증권) 매입 정책 실효성과 연준의 향후 행보에 따라 금리는 언제든 다시 6% 선으로 복귀할 수 있다는 경고도 뒤따랐다.
결론적으로 2026년 초 미 부동산 시장은 ‘금리 하락’이라는 강력한 마중물을 만났으나, 완전한 시장 부활을 위해서는 공급난 해소와 거시 경제의 안정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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