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Gavin Newsom)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2026년 중간선거 이후 대통령 선거 출마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 비판자로 꼽히는 뉴섬 주지사는 ‘CBS 뉴스 선데이 모닝’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백악관 도전 가능성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지난 23일 캘리포니아 샌호세에서 녹화된 인터뷰에서 사회자가 “내년 중간선거 이후 대통령 출마를 진지하게 고려하겠느냐”고 묻자, 뉴섬은 “그렇다. 아니라고 하면 거짓말일 것이다. 나는 그런 거짓말을 할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2027년 1월 임기 만료로 주지사직을 연임할 수 없지만 “결정은 아직 몇 년 남았다”며 “결국은 운명이 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58세의 뉴섬은 이미 주요 경합주 방문을 늘리고 있다. 지난 7월에는 2028년 민주당 대선 첫 경선지로 유력한 사우스 캐롤라이나주를 찾아 현지 당 지도자들을 만나고 카페에서 지지자들과 교류하는 등 활동을 벌였다. 그는 인터뷰에서 “사람을 정말 좋아한다. 하나님께 감사하게도 나는 사람을 만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뉴섬은 난독증 등 개인적 어려움을 극복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960점의 SAT 점수를 받고, 아직도 원고 읽기에 힘들어하던 내가 이런 이야기를 듣게 된 것은 그 자체로 놀랍다”며 “누가 2028년에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지는 국민이 판단할 일”이라고 했다.
현재 뉴섬의 최대 관심사는 오는 11월 4일 치러질 캘리포니아 특별선거에서 결정될 ‘주민발의안 50(Proposition 50)’ 이다. 이 안은 민주당이 한시적으로 연방하원의 선거구 경계를 조정해 공화당에 맞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내용으로, 뉴섬은 이를 “트럼프가 주도하는 공화당의 불공정한 선거구 재조정 시도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은 민주주의와 공화국의 미래에 관한 문제이며 건국의 아버지들이 목숨 걸고 지켜낸 ‘법의 지배’에 관한 문제다. ‘돈(트럼프)의 지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양당은 모두 이번 선거를 내년 연방하원 다수당 확보의 향배를 가를 핵심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뉴섬은 최근 열린 행사에서 지지자들에게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와 국경순찰대(U.S. Border Patrol/USBP) 요원들이 수백명 규모로 주내에 배치돼 있다”며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이런 모습은 더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방법무부는 최근 캘리포니아 특별선거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 연방 감시단을 파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뉴섬은 이를 “트럼프 정부의 민주당 위협 시도”라며 비판했다. 법무부는 “투표의 투명성과 보안, 연방법 준수를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뉴섬은 캘리포니아 정가의 대표적 인물이지만, 지난해 대선 국면에서는 조 바이든 당시 대통령을 강력히 옹호하며 전국적 주목을 받았다. 특히 2024년 7월, 바이든과 트럼프의 TV 토론 이후 당내에서 ‘바이든 퇴진론’이 확산했을 때도 뉴섬은 “전적으로 바이든을 지지한다(all in)”며 흔들리지 않았다. 바이든이 경선에서 사퇴하기 직전까지 뉴섬은 전국을 돌며 유세를 지원했고, 당시 “바이든과 나 사이에는 한 치의 틈도 없다(No daylight)”고 말했다.
정계 소식통들에 따르면, 뉴섬과 바이든은 지금도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고 있으며 뉴섬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과도 친분이 깊다. 오바마는 최근 주민발의안 50 지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뉴섬 및 자원봉사자들과 화상 통화에 참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