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일본을 앞질렀다는 지표가 발표되었지만, 부채 구조까지 함께 살펴보면 양국의 실질적인 체력은 전혀 다른 모습이다. 한국은 국가 재정만 놓고 보면 상대적으로 건전한 편이지만, 개인과 가계는 높은 부채 부담에 놓여 있다. 반대로 일본은 국가가 막대한 부채를 감당하고 있는 구조이며, 그 배경에는 엔화가 국제 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으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차이는 부동산에 대한 사회적·경제적 인식이다. 한국에서는 주택이 자산 증식의 핵심 수단으로 기능해 왔고, 이 과정에서 가계의 차입이 구조적으로 확대되었다. 반면 일본은 버블 붕괴 이후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크게 약화되면서, 가계가 부채를 통해 자산을 늘리는 경로가 상대적으로 제한돼 왔다.
결국 한국과 일본의 성장 방식 차이는 단순한 소득 수준이나 성장률의 문제가 아니라, 지난 수십 년간 성장의 비용을 국가가 부담했는가, 아니면 가계가 부담했는가라는 구조적 차이에서 비롯된다. 한국은 ‘국가는 비교적 부유하지만 개인이 빚에 짓눌린 경제’에 가까워지고 있고, 일본은 ‘개인은 상대적으로 안정돼 있지만 국가가 부채를 떠안고 있는 경제’라는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