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슈빌, TN— 2026년 1월 1일부터 테네시주에서 미국 시민권자와 영주권자 등 비시민권자의 운전면허증 및 주 신분증(ID)이 시각적으로 완전히 구분되어 발급되기 시작했다. 이는 2025년 주 의회를 통과한 이민 및 선거 관련 법안에 따른 조치로, 이민자 사회와 인권 단체들 사이에서 거센 찬반 논쟁이 일고 있다.
새로운 제도에 따라, 테네시주 거주자가 면허를 갱신하거나 재발급받을 때 미국 시민권자임을 입증하지 못하면 일반 면허증 대신 ‘임시 ID(Temporary ID)’를 받게 된다. 이는 합법적 영주권자(Green Card Holder)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임시 ID는 일반 신분증과 확연히 다른 디자인과 표식을 포함하며, 유효 기간은 최대 8년으로 설정됐다. 주 정부 당국은 이번 조치가 신분증의 신뢰성을 높이고 행정 절차의 투표 무결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책의 핵심 의도는 선거 관리 강화에 있다. 테네시주 정부는 “임시 ID는 투표소에서 유효한 신분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공표했다. 이는 오직 미국 시민에게만 부여된 투표권을 엄격히 관리하겠다는 취지다.
찬성 측 의원들은 비시민권자가 실수로라도 선거에 참여하는 것을 방지하고, 공공 서비스 혜택이 자격이 있는 사람에게만 돌아가도록 하는 ‘안전장치’라고 주장한다.
반면 비평가들과 이민자 권익 단체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합법적으로 미국에 거주하며 세금을 납부하는 영주권자들에게 별도의 신분증을 강요하는 것이 사회적 낙인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일상생활에서 신분증을 제시할 때마다 이민 상태가 노출되어 불필요한 차별이나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일부 단체는 이번 법안이 헌법상 평등권에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테네시주의 이번 조치는 최근 미 전역의 공화당 우세 지역(Red States)에서 나타나는 ‘선거 무결성 강화’ 및 ‘이민자 통제’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현재 조지아, 플로리다 등 일부 주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신분증 구분 발급이나 투표자 신분 확인 강화 법안이 논의되거나 시행 중이다.
전문가들은 테네시주의 이번 사례가 향후 연방 법원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주 정부의 선거 관리 권한과 연방 정부의 이민 정책 권한이 충돌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제도 시행 초기인 만큼, 현장의 혼란과 법적 도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김선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