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학교에서 발생한 프래터니티(남학생 사교클럽) 집단 성폭행 의혹이 민사소송으로 공식화된 이후, 온라인 공간을 통해 관련 정황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2차 가해 논란이 불거졌다.
피고로 지목된 재학생 7명의 실명과 101쪽에 달하는 고소장 속 세세한 행적, 스냅챗 단체대화방 메시지 내용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졌다. 코넬대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는 항의 댓글이 폭주했으며, 한 유튜버는 고소장 전문을 읽고 단체대화방 참여자의 행적을 추적하는 영상까지 제작해 공개했다.
문제는 피해자의 신원 노출 우려다. 소장에는 피해 여성이 사건 당일 방문한 술집과 이동 경로, 신체 상태 등이 시간대별로 구체적으로 기록됐다. 익명을 요구한 피해자의 동선과 정황이 온라인에 폭로되면서 피해자 특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번 사건의 시발점은 2024년 10월 19일 밤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고 ‘제인 도(Jane Doe)’는 코넬대 트라이 델타 행사 및 인근 술집을 거쳐 밤 11시께 카이 파이 프래터니티 하우스를 찾았다. 소장에 따르면 프래터니티 회원 2명은 술에 취한 원고에게 케타민 추정 물질을 흡입하도록 압박한 뒤 성폭행을 가했다. 이 과정에서 피고 중 1명이 새벽 1시 42분께 단체대화방에 노골적인 표현을 담아 다른 회원들을 불러모았고, 성폭행은 다음 날 오전 5시 45분께까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원고는 사건 발생 약 3주 뒤인 2024년 11월 8일 코넬대 경찰에 이를 신고했다. 그러나 톰킨스 카운티 검찰은 증거 불충분을 이유로 형사기소를 진행하지 않은 채 수사를 종결했다. 피고 7명 중 누구도 체포되지 않았다. Legal 전문가들은 형사재판의 입증 기준(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의 증명)이 민사재판(증거의 우월성)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대학 측의 미온적인 징계 수위도 논란을 키웠다. 피해자 측 변호인단에 따르면 최소 12차례의 대학 내부 심리가 열렸으나 피고 7명 중 2명만 퇴학 처분을 받았고, 나머지는 정학이나 교육 프로그램 이수, 에세이 제출 등 경미한 제재에 그쳤다. 코넬대 학보 ‘코넬 데일리 선’은 편집진 사설을 통해 대학당국의 성폭력 대처 능력을 강하게 비판하며 피고 7명의 실명을 직접 명시했다. 피고 중 1명인 윈스턴 리씨는 한국 육군 복무 경력이 있는 한인 재학생으로 확인돼 한인 사회에서도 파장이 일었다.
조용히 처리되던 사건은 원고가 뉴욕주 맨해튼 법원에 코넬대와 카이 파이 법인, 개인 피고 7명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하면서 표면화됐다. 코넬대는 연방 학생 개인정보보호법(FERPA)을 들어 개별 징계 내역 공개를 거부했으나, 해당 프래터니티 지부의 캠퍼스 출입 금지 조치는 유지 중이라고 밝혔다. 피고 측 일부 변호인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원고는 배심원 재판과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사진: Cornell University Ithaca campus view panorama common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