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자] 미국 최대 건강보험사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UnitedHealthcare)가 2026년 말까지 사전 승인(Prior Authorization) 항목을 30% 추가 감축하며 의료 현장의 고질적인 병폐인 ‘진료 지연’ 해소에 나섰다.
5일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외래 수술, 심장 초음파 진단, 카이로프랙틱 등 그동안 보험사의 사전 허가가 필수적이었던 주요 서비스들에 대한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고, 매주 행정 업무에 시달리는 의료진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전략적 결정이다.
그동안 사전 승인 제도는 보험사가 비용 절감을 위해 진료의 적절성을 검토한다는 명분으로 운영됐으나, 실제로는 환자의 적기 치료를 방해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미국 의사협회(AMA)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의사 93%가 승인 대기 중 진료 지연을 경험했으며, 행정 처리에만 매주 13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의 팀 노엘 CEO는 “사전 승인은 의료 안전을 위한 필수 장치이나, 오직 환자 보호와 치료 질 향상에 직결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사용되어야 한다”며 제도 개선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번 변화는 정부의 강력한 규제 드라이브와도 궤를 같이한다. 올해 초 시행된 CMS의 ‘사전 승인 최종 규칙’에 따라 보험사들은 승인 여부를 신속히 결정하고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법적 의무를 지게 됐다. 여기에 더해 지난 2024년 발생한 보험사 경영진 대상 강력 사건 이후, 보험 업계의 불투명한 승인 거절 관행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거세진 점도 이번 대규모 개편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뿐만 아니라 에트나(Aetna), 시그나(Cigna) 등 주요 보험사들도 경쟁적으로 절차 현대화에 나서고 있다. 에트나는 이미 승인 물량의 88%를 표준화했으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실시간 승인율을 83%까지 끌어올렸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올해 말까지 전체 사전 승인의 70% 이상을 전산화된 표준 프로세스에 편입시키고, 우수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승인을 면제하는 ‘골드 카드’ 프로그램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번 조치로 인해 미국 내 수백만 명의 가입자가 더 빠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