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Voice Today=김선엽 기자] 미국에서 은퇴를 준비하는 저소득·중산층 근로자들에게 새로운 정부 지원 제도가 시작된다. 2027년부터 본인이 은퇴계좌에 저축한 금액에 대해 연방정부가 최대 50%, 1인당 연간 최대 1,000달러를 추가로 적립해주는 ‘세이버스 매치(Saver’s Match)’가 시행된다.
특히 이 제도는 세금을 많이 내야 혜택을 받을 수 있었던 기존 ‘세이버스 크레딧(Saver’s Credit)’과 달리, 소득세 부담이 거의 없는 근로자도 자격요건을 충족하면 정부 매칭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세이버스 매치는 2022년 제정된 SECURE 2.0 Act에 따라 2027년부터 시행된다. IRS와 재무부는 지난 8월 7일 Notice 2026-48을 발표하고 구체적인 시행규정을 마련하기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다만 현재 발표된 내용은 최종 규정이 아니라 향후 제안규정 마련을 위한 지침이라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최대 1,000달러…본인이 먼저 저축해야
세이버스 매치의 구조는 비교적 간단하다. 적격 근로자가 401(k), 403(b), 정부기관 457(b), IRA 등 적격 은퇴계좌에 돈을 저축하면 연방정부가 **적격 납입액의 최대 50%**를 매칭한다. 매칭 계산에 사용되는 본인 납입액은 연간 최대 2,000달러이므로 1인당 최대 매칭금은 1,000달러다. 예를 들어 50% 전액 매칭 대상자가 2027년 은퇴계좌에 2,000달러를 납입하면 정부가 1,000달러를 추가해 총 3,000달러가 은퇴저축에 쌓이는 방식이다.
부부 공동신고의 경우 각 배우자가 요건을 충족하면 각각 최대 1,000달러, 부부 합산 최대 2,000달러까지 받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정부가 이 돈을 일반적인 세금환급금처럼 현금으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은퇴계좌에 적립하는 방식이라는 점이다.
새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세이버스 매치는 2027년에 새로 IRA나 401(k)를 개설하는 사람만을 위한 제도가 아니다. 이미 401(k), 403(b), 457(b), IRA 등을 보유한 근로자도 2027년에 적격 납입을 하면 소득 등 다른 조건을 충족하는 경우 매칭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모든 직장 은퇴플랜이나 금융기관이 정부 매칭금을 직접 받아들이도록 의무화된 것은 아니다. IRS와 재무부가 금융기관 및 플랜 운영자들이 매칭금을 처리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절차를 마련하고 있는 단계다.
2027년에 저축하고 2028년에 신청
세이버스 매치는 2027년 납입분을 기준으로 한다. 근로자는 2027년 동안 적격 은퇴계좌에 돈을 납입한 뒤 2027년 소득에 대한 세금보고를 하는 2028년에 새 Form 8880-A를 제출해 매칭을 신청하게 된다. 따라서 2027년에 2,000달러를 저축했다고 해서 그해 곧바로 1,000달러가 입금되는 것은 아니다. 세금보고를 통해 자격과 납입액이 확인된 뒤 정부 매칭금이 적격 은퇴계좌로 지급된다.
2027년 소득 기준은 얼마인가
매칭률은 세금신고 유형과 MAGI(수정조정총소득)에 따라 달라진다.
| 신고 유형 | 50% 전액 매칭 | 부분 매칭 | 매칭 없음 |
|---|---|---|---|
| 부부 공동신고 | $41,000 이하 | $41,001~$70,999 | $71,000 이상 |
| 가장(Head of Household) | $30,750 이하 | $30,751~$53,249 | $53,250 이상 |
| 미혼·부부 별도신고 | $20,500 이하 | $20,501~$35,499 | $35,500 이상 |
부분 매칭 구간에서는 소득이 높아질수록 매칭률도 낮아진다. 이 기준은 향후 물가상승을 반영해 조정된다.
이 밖에 일반적으로 18세 이상이고 정규 학생이 아니며, 다른 사람의 세금보고서에서 부양가족으로 청구되지 않아야 한다. 비거주 외국인도 원칙적으로 대상에서 제외된다.
Roth IRA는 아직 세부 방식 검토 중
Roth IRA와 관련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Roth IRA에 본인이 납입한 금액 자체는 매칭 계산 대상이 될 수 있지만, 정부 매칭금을 Roth IRA에 어떻게 전달할지는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IRS는 전통 IRA나 비Roth 직장 은퇴플랜에 매칭금을 직접 적립하는 방식을 제시하면서, Roth IRA의 경우 별도의 전통 IRA를 거쳐 Roth IRA로 이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 “Roth IRA는 세이버스 매치 대상이 아니다”라고 단정하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TrumpIRA.gov도 내년 출범 예정
세이버스 매치 시행을 앞두고 TrumpIRA.gov도 2027년 1월 1일 출범할 예정이다. 이 사이트는 정부가 국민에게 직접 IRA 계좌를 개설해주는 프로그램이 아니라, 직장 은퇴플랜을 이용하기 어려운 자영업자·독립계약자·소규모 사업장 근로자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저비용 IRA 상품과 금융기관 정보를 제공하는 정부 운영 안내 플랫폼이다.
한인 자영업자·프리랜서도 관심
세이버스 매치는 직장에서 401(k) 같은 은퇴플랜을 제공받지 못하는 근로자들에게 특히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도 소규모 사업장 근로자와 독립계약자, 자영업자 등을 직장 은퇴저축의 사각지대에 놓인 주요 대상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별도의 직장 은퇴플랜이 없는 한인 자영업자·프리랜서들도 IRA를 통한 세이버스 매치 대상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다만 자영업자나 프리랜서라는 이유만으로 자동적으로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며, 소득과 연령 등 모든 자격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미국 민간부문에서는 직장을 통한 은퇴저축 플랜에 접근하지 못하는 근로자가 약 5,6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돼, 세이버스 매치가 상당한 규모의 근로자에게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아직 최종 확정되지 않은 부분도 있다
세이버스 매치의 기본적인 틀은 SECURE 2.0 법에 의해 정해져 있지만 실제 운영에 필요한 세부사항은 아직 확정 과정에 있다. IRS와 재무부가 현재 검토하는 주요 사항에는 △Roth IRA에 매칭금을 전달하는 방법 △직장 은퇴플랜의 매칭금 수령 및 처리 방식 △관련 세금보고 서식 △매칭금의 조기인출 시 처리방법 등이 포함된다.
IRS는 Notice 2026-48에 대해 오는 10월 5일까지 의견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정식 제안규정을 마련할 예정이다.
2026년에 별도 신청할 필요는 없어
세이버스 매치는 2027년 납입분부터 적용되므로 2026년에 별도의 신청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401(k)나 IRA를 이미 이용하고 있다면 2027년에도 꾸준히 적격 납입을 이어갈 수 있는지 확인하고, 은퇴계좌가 없는 근로자는 IRA 개설과 납입 방법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결국 세이버스 매치의 핵심은 “정부가 아무 조건 없이 1,000달러를 주는 제도”가 아니라, 본인이 은퇴를 위해 저축하면 정부가 최대 1,000달러를 추가로 적립해주는 제도라는 점이다.
2027년부터 미국의 은퇴저축 지원 방식이 세금공제 중심에서 정부의 직접적인 은퇴계좌 매칭 방식으로 전환되면서, 저소득·중산층 근로자들에게 장기적인 은퇴자산을 마련할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