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노스 캐롤라이나주 샬롯에서 실시한 이민 단속 작전에서 국경수비대(Border Patrol)에 의해 체포된 이민자 가운데 범죄자로 분류된 비율은 3분의 1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24일 CBS 뉴스가 입수한 연방국토안보부(DHS) 내부 문서를 근거로 보도했다.
이 내부 문서는 ‘샬롯의 거미줄 작전(Operation Charlotte’s Web)’이라 불린 이번 단속이 범죄 전력이 있는 불법 체류자를 우선 겨냥했다는 트럼프 정부의 기존 주장과 배치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당시 연방정부는 해당 작전이 공공안전에 위협이 되는 범죄 이력을 가진 이민자들을 체포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밝혔었다.
내부 문서에 따르면, 약 200명의 녹색 제복 차림의 국경수비대 요원들이 지난 11월 15일 주말부터 시작된 샬럿 작전 기간 동안 270건이 넘는 이민 관련 체포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범죄 이민자(criminal aliens)’로 분류된 인원은 90명도 되지 않는다고 문서는 밝혔다. 이 통계에는 연방이민세관단속국(ICE)의 체포 건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문서에 따르면 해당 작전에서 국경수비대가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아울러 문서는 범죄자로 분류된 이들의 범죄 유형의 심각성이나 유죄 판결 여부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DHS는 공식적으로 샬롯에서의 단속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혀 왔지만, 별도의 내부 문서는 국경수비대가 최근 현지에서 철수하며 작전이 종료됐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ICE는 노스 캐롤라이나에 상시 배치돼 있어 향후 단속을 이어갈 예정이다.
CBS 뉴스는 연방정부 관계자들과 DHS 내부 문서를 인용해 국경수비대가 12월 첫째 주부터 뉴올리언스에서 새로운 단속 작전을 시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DHS 대변인은 CBS 뉴스 보도가 “부정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반박했으나 문서에 적시된 비율과 다른 범죄 분류 통계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대변인은 작전 첫 이틀 동안 샬롯 지역에서 130명 이상의 이민자가 체포됐으며 이 중 44명이 중범죄 폭행, 흉기 폭행, 경찰관 폭행, 구타(battery), 음주운전 등 범죄 혐의 또는 유죄 판결을 받았다고 밝힌 보도자료를 인용했다. 그 가운데 2명은 갱단 조직원으로 확인됐다.
CBS 뉴스가 입수한 DHS 문서는 논란의 중심인 국경수비대 지휘관 그레고리 보비노(Gregory Bovino)가 주도한 최근 작전의 실태를 보여준다. 보비노는 트럼프 정부의 불법 이민 단속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핵심 인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트럼프 정부는 보비노와 국경수비대 요원들에게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샬롯 등 민주당이 이끄는 주요 도시에서 대규모 추방 작전을 수행하도록 지시해 왔다. 이러한 배치는 전례 없는 규모와 방식이다. 국경수비대는 전통적으로 멕시코·캐나다 국경과 일부 해안 지역에서 불법 이동이나 밀수 활동을 단속해 왔다.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샬롯에서는 국경수비대 요원들이 일부 경우 보비노가 동행한 가운데, 홈디포 주차장 등 공공장소에서 노동자 및 이민자를 상대로 체포를 진행하는 장면이 소셜미디어 영상으로 자주 포착됐다.
이같은 공격적 단속 방식은 현지 정치인들의 거센 비판을 불러왔다. 비평가들은 단속이 가혹하고 무차별적이며 히스패닉계 미국 시민까지 포함해 인종 프로파일링이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러한 비판을 일축하며 요원 보호를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고 체포는 인종이 아니라 불법 체류 여부에 근거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샬롯 지역에서는 국경수비대가 미국 시민의 차량 유리창을 깨는 장면, 상점 앞에서의 체포, 크리스마스트리 장식 중이던 남성들에게 접근하는 장면 등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이 과정에서 현지 사회의 반발과 불안도 크게 고조됐다.
일부 사업장은 문을 닫았고 지역 고등학생들은 단속에 항의하며 등교 거부 시위를 벌였다. 학교 관계자들은 수만건의 학생 결석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CBS 뉴스가 지난 주말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의 58%가 연방 이민 단속 요원들이 ‘필요 이상으로 많은 사람’을 체포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