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보로, N.C.=김선엽 기자]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역대 최대 규모 비축유 방출 결정으로 폭등하던 국제 유가가 빠르게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11일 뉴욕상업거래소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8% 이상 급락한 배럴당 81.5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중동 전쟁 발발 직후 배럴당 120달러 선을 위협하던 유가가 일주일 만에 80달러대로 내려앉은 것이다. 시장에서는 IEA 32개 회원국이 합의한 4억 배럴 규모의 공급 물량이 시장의 수급 불안을 상당 부분 해소할 것으로 분석했다.
에너지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 내 소매 유가에도 즉각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과거 비축유 방출 사례 분석 결과, 이번 4억 배럴 방출은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 최소 40센트에서 최대 60센트까지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그린스보로 지역의 한 주유소 관계자는 “유가 급등으로 손님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으나, 비축유 방출 소식 이후 도매 가격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조만간 지역 주유소들의 휘발유 판매 가격도 하향 조정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을 통해 IEA의 결정을 환영하며 “우리는 엄청난 양의 석유를 보유하고 있으며, 전쟁이 마무리되면 유가는 더욱 빠르게 정상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비축유 방출과 동시에 호르무즈 해협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군사적·외교적 조치를 병행하며 시장의 심리적 불안감을 잠재우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제기됐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공급되는 하루 2,000만 배럴의 원유 흐름이 완전히 복구되지 않는다면, 비축유 방출은 ‘단기 처방’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이번 방출 물량이 시장에 완전히 풀리는 향후 3~4개월이 에너지 위기 극복의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