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대표 배우이자 오스카 여우주연상 수상자인 다이앤 키튼이 향년 79세로 별세했다. 피플, abc 등 주요 언론들은 지난 11일 캘리포니아에서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고 보도했다. 사망 원인 등 구체적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가족 측은 “조용한 추모를 원한다”고 전했다. 갑작스러운 부고 소식에 전세계 팬들과 동료 배우들이 충격과 슬픔을 나타냈다. 영화 ‘퍼스트 와이브스 클럽(The First Wives Club)’에서 함께 출연한 배우 베트 미들러는 SNS를 통해 “믿을 수 없을 만큼 슬프다. 그녀는 유쾌하고 독창적이며 스타로서의 경쟁심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순수한 사람이었다”고 추모했다.
1946년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난 다이앤 키튼(본명 다이앤 홀)은 고교 시절 연극 무대에 오르며 연기를 시작했다. 대학에서 연극을 전공하다가 중퇴 후 뉴욕으로 건너가 연극 무대에 섰다.
그녀의 재능을 눈여겨본 감독 우디 앨런은 브로드웨이 연극 ‘플레이 잇 어게인, 샘(Play It Again, Sam)’에 그녀를 캐스팅하며 두 사람의 오랜 예술적 협업이 시작됐다.
1970년대 초,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The Godfather)’ 시리즈에서 마이클 콜레오네의 아내 ‘케이 아담스’ 역을 맡으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후 우디 앨런과 함께한 ‘슬리퍼(Sleeper/1973)’, ‘러브 앤 데스(Love and Death/1975)’ 등을 통해 개성 있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키튼의 대표작 ‘애니 홀(Annie Hall/1977)’은 그녀에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안겼다. 이 작품은 총 4개의 오스카를 수상했으며 그녀의 자유분방하고 감각적인 연기가 세대를 초월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에도 ‘마빈스 룸(Marvin’s Room/1997)’에서 백혈병 환자 역, ‘레즈(Reds/1981)’에서 여성운동가 역할, ‘사랑할 때 버려야 할 아까운 것들(Something’s Gotta Give/2003)’ 등으로 다양한 인물을 소화하며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다.
그녀는 평생 74편의 작품에 출연하며 37개 주요 영화상 수상과 63차례의 노미네이트 기록을 남겼다. 수상 경력에는 아카데미, 골든글로브, 에미상, BAFTA, 크리틱스 초이스 어워드 등이 포함된다.
IMDB에 따르면 키튼은 사망 직전까지 3편의 차기작을 준비 중이었다. 평생 독립적인 여성상과 자유로운 예술혼으로 기억된 그녀는 할리우드의 전설로 남게 됐다. 그녀는 슬하에 두 자녀(덱스터와 듀크)를 두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