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D.C. —미국 정부가 공적 부조(Public Charge) 가능성을 이유로 전 세계 75개국에 대한 이민 비자 발급을 전격 중단한다. 이번 조치는 합법적인 이민 경로를 크게 제한할 것으로 보여 국제적인 파장이 예상된다.
미 국무부는 지난 14일, 오는 1월 21일부터 브라질, 러시아, 이란, 나이지리아, 태국 등 75개 국가 출신 지원자들에 대한 이민 비자 발급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국무부는 소셜 미디어와 내부 지침을 통해 “미국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복지 혜택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이민 비자 처리를 일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해당 국가 출신 이민자들이 미국 입국 후 정부 보조에 의존하는 ‘공적 부조’가 될 가능성을 엄격히 걸러내기 위한 검증 절차 재평가가 완료될 때까지 지속된다.
다행히 관광, 유학, 단기 취업 등 비이민 비자(Non-immigrant Visa)는 이번 중단 조치에서 제외됐다. 국무부 대변인은 2026년 FIFA 월드컵을 앞두고 외국인 방문객들의 입국에는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다만, 모든 비자 신청자에 대해 소셜 미디어 조사와 휴대전화 수색 등 강화된 보안 심사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보여 비자 발급 지연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민 정책 전문가들과 인권 단체들은 이번 정책이 정치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비판한다. 카토 연구소(Cato Institute)의 데이비드 비어 국장은 “이번 조치는 합법적 이민자의 약 절반을 차단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향후 1년간 약 31만 5천 명의 이민자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이번 리스트에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국가들이 대거 포함되면서 특정 인종과 지역을 겨냥한 차별적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조지아주를 포함한 미국 내 통신 장애(Verizon 등) 소식과 겹쳐 이민 희망자들과 관련 업계 사이에서는 정보 확인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국무부는 이번 조치가 영구적인 금지는 아니며 심사 시스템 업데이트를 위한 필수적인 과정이라고 강조했으나, 구체적인 재개 시점을 밝히지 않아 이민 시장의 불확실성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선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