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심장협회(AHA)가 2020년 이후 5년만에 심폐소생술(CPR) 가이드라인을 개정했다. 이번 개정에는 성인과 영유아의 ‘기도 막힘(질식) 응급처치법’과 ‘약물 과다복용시 대응 지침’이 새롭게 포함됐다.
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AHA는 지난 22일 발표한 새 지침에서 성인·소아·영아의 기도 막힘 처치 방법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개정된 내용에 따르면, 영아의 경우 등 두드리기(back blow) 5회와 가슴 압박(chest thrust) 5회를 번갈아 실시하도록 했다. 반면 소아와 성인에게는 등 두드리기 5회와 복부 밀어올리기(abdominal thrust/하임리히법) 5회를 번갈아 시행하도록 권고했다. 영아에게는 내장 손상 위험이 큰 복부 밀어올리기 대신 가슴 압박을 시행해야 한다.
AHA는 “이같은 처치는 이물질이 배출되거나 환아가 반응을 잃을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의 지침에서는 성인 질식 환자에 대한 세부 지침이 명확히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개정은 큰 변화로 평가된다.
AHA 소생술 지침위원회 공동의장인 오하이오주립대 응급의학과 교수 아시시 판찰(Ashish Panchal)은 이번 개정이 “최신 과학 근거에 기반한 ‘골드 스탠더드 과학(gold standard science)’ 수준의 업데이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증 응급 환자에게 시행되는 소생술의 과학적 근거를 엄격히 검토한 결과를 반영한 것”이라며 “응급의료의 과학이 계속 발전하는 만큼, 임상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 지속적으로 새 연구를 검토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부연했다.
심폐소생술 지침은 1966년 처음 제정된 이후 과학적 근거에 따라 주기적으로 개정돼 왔다. AHA는 “이 지침은 미국내 CPR·응급처치 교육기관뿐 아니라 전세계 90여개국에서도 표준으로 사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판찰 교수는 “고품질의 CPR이 생명을 구한다는 사실은 명확하다. 모든 사람이 이런 기술을 익혀야 하며 응급상황에서 누구나 생존사슬(chain of survival)의 한 고리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정안에는 또 ‘나록손(Naloxone)’ 사용에 대한 최초의 공공 지침이 추가됐다. 나록손은 오피오이드(마약성 진통제) 과다복용을 되돌리거나 완화하는데 쓰이는 약물이다. AHA는 ▲호흡이 느리거나 얕거나 멈춘 경우 ▲질식 또는 거품·가글링 같은 소리를 내는 경우 ▲극도로 졸리거나 의식이 없는 경우 ▲동공이 비정상적으로 작고, 피부·입술·손톱이 파랗거나 회색빛을 띨 때 등의 증상이 있을 때 나록손 투여를 권장했다. AHA는 “나록손은 오피오이드 과다복용이 의심될 때 즉시 투여해야 하며 CPR과 병행하면 생존 확률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