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시장의 흐름이 분명히 바뀌고 있다. 과거처럼 전국이 함께 오르는 장세가 아니라, 일부 지역은 버티고 일부 지역은 조정받는 차별화 국면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번 S&P Cotality Case-Shiller 지수 흐름은 미국 주택시장이 전반적으로 냉각되고 있으며, 특히 남부와 서부 일부 지역은 이미 하락 국면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먼저 전국 흐름부터 보면, 미국 전국 주택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1%, 3개월 평균 -0.2%, 전년 대비 0.9%를 기록했다. 아직 전년 대비로는 소폭 상승이지만, 월간 기준과 단기 추세가 모두 마이너스라는 점은 시장의 방향이 이미 아래쪽으로 기울고 있음을 뜻한다. 20개 도시 종합지수 역시 전월 -0.1%, 3개월 평균 -0.1%, 전년 대비 1.2%로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반면 10개 도시 종합지수는 전월 -0.0%, 3개월 평균 0.0%, 전년 대비 1.7%로 상대적으로 견조했다. 결국 핵심 대도시권이 그나마 시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전체 흐름을 되돌릴 만큼 강하지는 않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보면 강세 지역과 약세 지역의 구분은 더욱 선명하다. 가장 강한 지역은 뉴욕, 시카고, 디트로이트, 클리블랜드, 미니애폴리스 등 북동부와 중서부다. 뉴욕은 전년 대비 4.9%로 가장 높았고, 시카고 4.6%, 디트로이트 4.1%, 클리블랜드 3.6%, 미니애폴리스 2.5%를 기록했다. 다만 이들 지역도 전월 및 3개월 평균 흐름은 대부분 마이너스다. 다시 말해 아직은 오르고 있지만, 오름세의 힘은 확실히 약해지고 있다.
반면 조정이 뚜렷한 곳은 남부와 서부다. 탬파는 전년 대비 -2.5%로 가장 부진했고, 덴버 -2.1%, 피닉스 -1.6%, 댈러스 -1.5%, 포틀랜드 -1.0%, 라스베이거스 -1.0%, 마이애미 -0.9%, 시애틀 -0.6%, 샌프란시스코 -0.4%를 기록했다. 팬데믹 이후 급등했던 지역일수록 금리 부담과 수요 둔화의 충격을 더 크게 받고 있는 셈이다. 한때 가장 뜨거웠던 시장이 이제는 가장 먼저 식고 있다는 점은 미국 부동산 시장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단기 조정 폭만 놓고 보면 시애틀이 전월 -0.6%로 가장 약했고, 애틀랜타 -0.5%, 디트로이트 -0.4%, 댈러스 -0.4%, 미니애폴리스 -0.4%도 부진했다. 특히 애틀랜타는 전월 -0.5%, 3개월 평균 -0.4%, 전년 대비 -0.1%를 기록해 연간 기준으로도 마이너스권에 들어섰다. 이는 단순한 상승 둔화를 넘어 실제 가격 조정이 시작됐음을 시사한다.
물론 일부 지역에서는 바닥을 다지는 조짐도 보인다. 마이애미는 전년 대비 -0.9%로 여전히 약하지만, 전월 0.4%, 3개월 평균 0.2%로 단기 반등 흐름이 나타났다. 로스앤젤레스도 전월 0.1%, 3개월 평균 0.2%, 전년 대비 0.3%로 약하지만 안정적이다. 샌디에이고 역시 전월은 -0.3%였지만, 3개월 평균 0.2%, 전년 대비 0.5%로 완만한 회복 가능성을 남겨두고 있다. 다만 이를 본격적인 반등으로 보기는 아직 이르다. 금리 수준이 여전히 높고, 구매 여력도 충분히 회복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지표가 말해주는 것은 분명하다. 미국 주택시장은 더 이상 전국 동반 상승장이 아니다. 북동부와 중서부는 상대적으로 버티고 있지만 상승 탄력은 둔화되고 있고, 남부와 서부의 일부 지역은 이미 하락 국면에 들어섰다. 전국 지표가 아직 전년 대비 플러스를 유지하고 있다고 해서 시장을 낙관하기는 어렵다. 월간 기준과 3개월 평균 기준이 모두 약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전국 지표 역시 추가로 둔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마디로 지금의 미국 주택시장은 상승장이 아니라 조정장이다. 다만 그 조정은 전국이 똑같이 겪는 것이 아니라, 지역별로 다른 속도와 다른 강도로 진행되고 있다. 앞으로 미국 주택시장을 볼 때는 이제 전국 평균보다 어느 도시가 버티고, 어느 도시가 먼저 무너지는지를 더 세밀하게 봐야 할 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