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약 300만 명이 간질(epilepsy, 뇌전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현재 항경련제를 복용 중이거나 최근 1년 내 발작을 경험한 ‘활동성 간질’ 환자는 성인 약 290만 명, 어린이 약 45만 명에 달한다.
이와 관련해 FOX8의 건강 정보 프로그램 House Call에 출연한 Atrium Health Wake Forest Baptist 소속 신경과 전문의 하이디 멍거 클라리(Dr. Heidi Munger Clary) 박사는 “간질은 평생 관리가 필요한 만성 신경계 질환이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일상생활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간질은 뇌의 비정상적인 전기 신호로 인해 반복적인 발작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발작은 갑작스러운 의식 소실이나 전신 경련뿐 아니라, 짧은 멍한 상태, 순간적인 근육 떨림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사람마다 달라 초기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클라리 박사는 “단 한 번의 발작만으로 간질로 진단하지는 않지만, 원인 없는 발작이 반복된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간질 치료의 핵심은 **항경련제(항발작 약물)**다. 대부분의 환자는 매일 약을 복용해 뇌의 과도한 전기 활동을 억제함으로써 발작을 조절한다. 통계적으로 환자의 약 3분의 2는 약물 치료만으로 증상이 안정된다.
전문의들은 “약물은 간질을 완치하지는 못하지만 발작을 효과적으로 줄여준다”며 “중요한 것은 의사 처방에 따라 규칙적으로 복용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임의로 약을 중단할 경우 오히려 심각한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발작이 지속될 경우, 전문 간질 센터에서는 추가적인 치료 옵션을 검토한다. 발작이 시작되는 특정 뇌 부위가 확인되면 간질 수술이 가능하며, 미주신경자극기(VNS)나 반응형 신경자극기(RNS) 같은 의료기기 치료도 시행된다. 일부 환자, 특히 소아 난치성 간질의 경우 케토제닉 식이요법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클라리 박사는 간질 관리에서 생활 습관과 정신 건강의 중요성을 특히 강조했다. 수면 부족, 스트레스, 약 복용 누락, 과도한 음주는 대표적인 발작 유발 요인이다. 발작 발생 시점과 상황을 기록해 원인을 파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또한 간질 환자에게는 우울증과 불안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정신 건강 문제를 함께 치료하지 않으면 발작 조절도 어려워지고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며 통합적인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문의들은 간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여전히 환자들의 치료 접근을 어렵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클라리 박사는 “간질은 숨겨야 할 병이 아니라 관리해야 할 질환”이라며 “조기 진단과 전문 치료를 통해 대부분의 환자가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CDC와 의료 전문가들은 발작이 반복되거나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 간질 전문의나 전문 센터 진료를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김선엽 기자>
이미지 출처: CDC (공공 보건 자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