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보육비가 치솟으면서 많은 가정이 월 임대료보다 더 많은 금액을 보육비로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CBS 뉴스가 19일 보도했다.
개인 금융 사이트 ‘렌딩트리(LendingTree)’의 신규 분석에 따르면, 두 자녀를 둔 부모의 보육비가 미국 100대 대도시 중 85곳에서 월 임대료(2베드룸 기준)를 넘어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네브래스카주 오마하, 위스콘신주 밀워키, 뉴욕주 버펄로 등에서는 영아와 4세 아동을 함께 맡길 경우 평균 보육비가 월세의 2배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렌딩트리는 이번 분석을 위해 비영리단체 ‘아메리카 아동보육 인식(Child Care Aware of America)’과 연방주택도시개발부(HUD)의 자료를 활용했다. 렌딩트리 자료에 따르면, 영아 전일제 보육비 평균은 1,282달러로, 2베드룸 월세 평균보다는 낮지만 두 자녀를 둔 가정의 월 보육비는 평균 2,252달러로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반적인 생활비 상승 속에서 보육비 폭등은 가계 부담을 극대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리검영대(BYU)와 디저릿뉴스(Deseret News)가 최근 약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10명 중 7명은 ‘자녀 양육이 감당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같은 인식은 지난 10년간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뉴욕시에 거주하는 지나 먼로는 이런 보육비 부담을 직접 체감하고 있는 부모 중 한 명이다. 그녀는 지난 9월 두 살 아들을 데이케어에 보내기 시작했다. 그는 “맞벌이를 해야 하고, 할머니는 두 살 아이를 돌보기엔 연세가 많아지셔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먼로는 롱아일랜드 인근 데이케어에 주 450달러를 지불하고 있다. 이는 월 3,200달러짜리 주택담보대출 상환액보다는 적지만, 여전히 가족 재정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격한 인플레이션뿐 아니라 보육 인력 부족과 데이케어 시설 부족을 보육비 상승의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차일드 케어 어웨어(Child Care Aware)’ 자료에 따르면, 2020~2024년 보육비는 약 30% 상승했다.
렌딩트리의 수석 소비자 금융분석가 매트 슐츠는 일부 지역을 ‘보육 사막(child care deserts)’, 즉 적절한 보육 시설이 거의 없는 지역으로 규정하며 “특히 저소득 농촌 지역에서 인력 채용과 유지가 어려워 수요가 공급을 압도한다”고 설명했다. 공급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시설이 경쟁이 없어 높은 비용을 책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부모연합(National Parents Union)의 공동 설립자 케리 로드리게스는 “근처 가족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가정이 많기 때문에 보육비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며 “현재 미국 가정의 현실을 반영한 정책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보육비가 월 임대료를 뛰어넘는 탑 10 도시는 ▲1위 오마하(네브래스카): 보육비 2,891달러/월세 1,368달러(111%↑) ▲2위 밀워키(위스칸신): 2,822달러/1,338달러(111%↑) ▲3위 버펄로(뉴욕): 2,761달러/1,343달러(106%↑) ▲4위 스프링필드(매사추세츠): 3,562달러/1,734달러(105%↑) ▲5위 시러큐스(뉴욕): 2,784달러/1,392달러(100%↑) ▲6위 톨레도(오하이오): 2,094달러/1,076달러(95%↑) ▲7위 스포케인(워싱턴): 2,967달러/1,531달러(94%↑) ▲8위 미니애폴리스(미네소타): 3,199달러/1,709달러(87%↑) ▲9위 위치타(캔자스): 2,020달러/1,099달러(84%↑) ▲10위 로체스터(뉴욕): 2,857달러/1,573달러(82%↑)의 순이었다.
반면, 100대 도시 가운데 보육비가 월세보다 더 적은 도시는 샌호세(-$1,337), 샌프란시스코(- $1,356), 샌디에고(-$881), 마이애미(-$474), 로스앤젤레스(-$406), 올랜도(-$198), 오스틴(-$98), 달라스(-$75), 애틀란타(-$25) 등 총 15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