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자신을 잇달아 비난한 가운데,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연방하원의원(조지아주)이 자신의 건설 회사가 파이프폭탄 위협을 받았다며 트럼프의 공격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17일 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그린 의원은 16일 X(옛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부당하고 악의적인 공격은 위험한 극단주의자들에게 신호를 보낸 것이며 이는 나와 내 가족에 대한 심각한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적었다. 그는 추가적인 폭탄 위협 관련 세부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디애나주의 공화당 주상원의원을 비판한 직후, 해당 의원 자택에 ‘스와팅(Swatting: 경찰에 거짓으로 범죄 신고를 하여 경찰특공대(S.W.A.T.)가 특정 장소로 출동하게 만드는 행위)’ 신고가 들어간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나왔다. 그린 의원은 자신과 다른 보수 정치인을 ‘반역자’로 부르는 행위가 “피 냄새를 흘리게 해 먹잇감 쟁탈전 같은 상황을 만든다”며 “결국 유해하거나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16일 저녁, 기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그린 의원의 신변 위협 주장에 대해 묻자 그는 “그녀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솔직히 아무도 그녀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양측의 갈등은 주말 사이 더욱 격화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에서 그린 의원에 대한 지지 철회를 선언했다. 그린 의원은 최근 정부 셧다운 속 의료정책 대응,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자료 공개 법안 등 당내 주요 사안에서 공화당 지도부와 의견을 달리하며 비판을 받아 왔다.
그린 의원은 15일 X에 올린 글에서 “연방법무부가 엡스타인 관련 문서를 공개하는 것을 누가, 어떤 나라가 막고 있는지 의문을 갖게 된다”고 주장했다. 다음날 그는 해당 문서 공개시 트럼프가 연루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트럼프가 온라인상에서 자신을 공격한 후 “신변 위협이 급증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여러 민간 보안업체들로부터 경고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를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이라고 지칭하며, 그의 발언이 “위협을 부추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린 의원은 과거에도 동료 공화당 의원에게 위협을 유발한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2021년 프레드 업튼 연방하원의원(미시간)이 초당적 인프라 법안에 찬성한 뒤 사망 위협을 받자, 그는 이를 그린 의원이 해당 의원들의 연락처를 공개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었다. 그린 의원은 CNN 프로그램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State of the Union)’에서 진행자 데이나 배시가 “트럼프가 타인을 공격할 때는 침묵하다가, 자신이 공격받자 비판에 나선 것 아니냐”고 지적하자, “공정한 비판이라고 본다. 독성(toxic) 정치에 가담한 것에 대해 겸허히 사과한다. 이는 국가에 매우 위험하며 특히 찰리 커크가 암살된 이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고 답했다.
한편, 연방의회 경찰은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의원과 가족, 보좌진을 향한 위협이 2024년에 전년대비 증가했다고 밝혔다. 2023년에 약 8,000건이었던 우려 발언 및 직접적 위협 건수는 2024년에는 9,500건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9월 보수 활동가 찰리 커크가 암살된 사건 이후, 여러 의원들은 신변 안전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 왔다. NBC 뉴스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등록 유권자 10명 중 6명 이상이 ‘극단적 정치 수사’가 커크 암살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