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 게임 소매업계의 공룡이었던 게임스톱(GameStop)이 수익성 악화와 디지털 전환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대규모 매장 폐쇄를 단행한다. 이번 조치는 미국 유통업계를 덮친 ‘유통 아포칼립스’의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최근 외신 보도와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출 자료에 따르면, 게임스톱은 올해 초 미국 내 470여 개 매장을 폐쇄하기로 확정했다. 지난해 590개 매장을 정리한 데 이은 연쇄 폐쇄다. 한때 전국 6,000개에 달했던 게임스톱 매장은 이번 정리 수순이 끝나면 2,000개 미만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미 미국 곳곳에서는 폐점 안내문이 붙은 게임스톱 매장이 속출하고 있다. 인디애나주에서 13곳, 콜로라도 7곳, 워싱턴주 시애틀 인근 9곳 등이 폐쇄 명단에 올랐다. 캘리포니아와 오하이오, 뉴저지 등에서도 이미 상당수 점포가 영업을 중단했다.
게임스톱 경영진은 실적이 저조한 매장을 정리해 운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비디오 게임 시장이 패키지 타이틀 판매에서 온라인 다운로드 및 구독형 서비스로 완전히 재편되면서,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큰 오프라인 매장이 기업의 애물단지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이번 대규모 폐쇄는 라이언 코헨(Ryan Cohen) CEO의 강력한 체질 개선 의지가 반영된 결과다. 코헨 CEO는 최근 이사회로부터 기업 가치를 1,000억 달러로 끌어올리는 조건으로 거액의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부여받았다. 그는 취임 이후 판매관리비를 40% 이상 절감하며 회사를 흑자로 돌려세웠으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과감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비단 게임스톱뿐만이 아니다. 2026년 미국 유통업계는 전례 없는 폐업 위기에 직면해 있다. 메이시스(Macy’s) 백화점은 올해 1분기에만 14개 매장을 추가로 닫기로 했으며, 월그린(Walgreens)과 CVS 같은 드럭스토어, 갭(Gap)과 풋락커(Foot Locker) 같은 의류 전문점들도 수백 개의 매장을 정리 중이다.
전문가들은 “전자상거래의 공세와 인플레이션에 따른 비용 상승으로 오프라인 매장의 생존 모델이 근본적으로 위협받고 있다”며 “2026년은 소매업체들이 물리적 공간을 줄이고 디지털 경쟁력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명암이 갈리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선엽 기자>



